100년 세월 넘어 첫 근대식 공연 재해석 '소춘대유희 백년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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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춘대유희 백년광대'에서 주목한 건 한껏 웃을 수 있는 거예요. 기술은 미디어로만 존재하지 않고 극 속에 녹아들면 좋겠고요. 웃음과 기술을 묶은 가장 현대적인 공연을 만들고자 했어요."
연극 '스웨트', '해무' 등을 선보였던 안경모 연출은 5일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정동극장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 '소춘대유희 백년광대' 제작발표회에서 연출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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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소춘대유희 백년광대'에서 주목한 건 한껏 웃을 수 있는 거예요. 기술은 미디어로만 존재하지 않고 극 속에 녹아들면 좋겠고요. 웃음과 기술을 묶은 가장 현대적인 공연을 만들고자 했어요."
연극 '스웨트', '해무' 등을 선보였던 안경모 연출은 5일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정동극장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 '소춘대유희 백년광대' 제작발표회에서 연출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극장으로 알려진 협률사에서 1902년 12월 열린 국내 첫 근대식 공연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를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코로나19로 소춘대유희 재연이 취소돼 의기소침해진 단원들 앞에 공연장을 100년간 지킨 백년광대와 오방신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통예술과 미디어아트가 결합한 부분도 눈에 띈다.
판소리 수궁가·새타령 등 한국 음악을 재현해 들려주고, 승무·바라춤 등 전통 무용과 현대 무용이 어우러진 춤사위를 펼친다. 버나 놀이·솟대 타기·줄타기 같은 전통 기예도 볼 수 있다.
안 연출은 "코로나19로 마음속 갈증과 답답함이 많은 시대인데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게 시대적 소명"이라며 "현재란 과거를 지운 게 아니라 과거 위에 퇴적층처럼 쌓여 공존하는 거로 생각해 과거의 맥을 이으며 당대 관객과 만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1902년 당시 호열자(콜레라)로 공연이 무기한 연기됐는데 지금 (코로나19 시대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며 "단지 과거에 대한 복원이 목표가 아니라 현대에서 어떻게 전통을 묶어내고 펼쳐낼지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대본을 맡은 강보람 작가는 "전염병으로 공연을 못 하는 광대들이 어떤 기분일지 그 쓸쓸함과 광대의 본질에 관해서도 고민했다"며 "오늘날 관객과 어떤 마음으로 만나야 할지 깨닫는 한바탕 소동극"이라고 표현했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이사는 "예술단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전통에 있어서 오랫동안 녹아 있는 다양한 연희가 잘 자리매김하도록 하면서 오랜 장인들과도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현 총괄 프로듀서도 "1900년대 정동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 근대예술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무대, 연희와 기술적 표현 등이 상세히 담겼다"고 강조했다.
아트디렉터 유재헌이 무대 및 영상을 담당하는 것도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유재헌은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싸이의 콘서트 무대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 40주년 미디어아트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유재헌은 "무대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장면으로 들어가는 개념으로 전체 극장 구조를 변형시키려고 한다"며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지 않기도 하고, 조명과 영상을 섞는 표현 방법을 사용했다. 가상과 현실을 왔다 갔다 하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공연은 오는 22일 개막해 다음 달 7일까지 진행된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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