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하나 추정가만 수백억" 삼성 리움미술관 4년만에 기획전 연다

서정원 2021. 10.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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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재개한 기획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 주제로
수백억대 자코메티·워홀 등
51명 작가 130여점 전시
8일 오픈 연말까지 무료관람
상설전은 미전시작 대거 공개
김홍도 '군선도' 등 국보 6점
박서보·정상화 작품과 조화
오는 8일 재개관하는 삼성미술관 리움 전시작품, 알베르토 자코메티 조각상 `거대한 여인 Ⅲ` [사진 제공 = 삼성미술관 리움]
뼈대만 남은 거대한 여인상의 눈이 피안을 향해 있다. 우주 속에 홀로 남은 듯 적막과 고독감에 휩싸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가 하면, 인생의 진리를 깨닫고 모든 것을 관조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8일 재개관을 앞두고 5일 미리 찾은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언론공개회 최일선에서 취재진을 반긴 스위스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 조각상 '거대한 여인 Ⅲ'의 자태다. 감정가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작이다.
오는 8일 재개관하는 삼성미술관 리움 전시작품, 국보 `청자동채 연화문 표형 주자` [사진 제공 = 삼성미술관 리움]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던 리움이 1년7개월 만에 다시 관람객을 맞는다. 상설전만 열어 '개점휴업' 상태였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4년6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운영을 재개하는 셈이다. 재개관을 기념해 내년 1월 2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에서는 자코메티를 비롯해 영국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 미국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비디오 아트 선구자 백남준, 설치미술가 이불 등 국내외 51명 작가의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리움 측은 "모든 예술의 근원인 '인간'을 돌아보고, 21세기의 급변하는 환경과 유례없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의 의미를 고찰하고 미래를 가늠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수집한 미술품을 국민과 함께 즐기고 국가에 기증한 고 이건희 삼성 회장과 유족들 뜻을 기려 기획전을 연말까지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상설전은 아예 상시 무료로 운영한다.

자코메티 조각 외에도 여러 유수 작가들 작품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리움이 그간 갖고 있던 명작들이 대거 나왔다. 태현선 리움 학예연구실장은 "변화와 다양성, 그리고 보편적인 주제로 소장품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이번 재개관 전시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51명 중 19명 작가의 작품 23점이 리움 소장품이다.

오는 8일 재개관하는 삼성미술관 리움 전시작품, 조지 시걸 `러시 아워` [사진 제공 = 삼성미술관 리움]
일상적인 교통 혼잡 속에서 출근하는 여섯 사람을 재현한 미국 작가 조지 시걸의 청동 조각 '러시 아워'가 대표적이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 속에서 고립되지 않으려 애쓰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그들이 짊어진 삶의 고단한 무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걸은 실제 인물을 석고로 떠서 일상적 상황을 재현하는 작업 방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작품도 자신의 지인을 모델로 삼아 만들었다. 무심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바삐 나아가는 모습이 지하철에서 보이는 한국인 모습과 똑 닮았다.
오는 8일 재개관하는 삼성미술관 리움 전시작품, 국보 김흥도 `군선도` [사진 제공 = 삼성미술관 리움]
기획전뿐 아니라 '한국 고미술 상설전' '현대미술 상설전' 등 상설전들도 눈에 띈다. 새로운 주제로 전면 개편해 지금까지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한국 고미술 상설전에는 '청자동채 연화문 표형 주자'와 김홍도 '군선도' 등 국보 6점과 보물 4점을 비롯해 총 16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상화, 박서보, 애니시 커푸어 등 현대 작가의 작품도 함께 전시해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신선들 모습을 그린 김홍도 '군선도'는 부드러운 붓에 진한 먹을 많이 머금은 느릿한 필선으로 옷 주름이나 늘어진 모양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등장인물들이 왼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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