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로 이재명의 '지사직 사퇴 시점' 달라지나?

박홍두 기자 2021. 10. 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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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감·수사결과 전·후 놓고‘검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커무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대장동의혹관련 해명과 서울지역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사직 사퇴’ 시점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오는 10일 당 경선 결과 ‘결선 없는 본선행’이 확정될 경우 지사가 아닌 ‘여당 대선 후보’ 신분으로서 본선 행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연일 속도를 더하고 있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검·경 수사와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야당 총공세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캠프 내 일각에선 ‘책임 회피’로 보일 수 있어 ‘정면돌파’를 견지하는 게 낫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국감과 중간수사결과 발표 이후쯤인 ‘11월 사퇴론’도 제기된다.

이 지사 측 일부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경선이 곧 끝나게 되는 만큼 지사직 사퇴 시점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후보로 확정되면 곧바로 사퇴하고 ‘국민의 대선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많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감 이후인 ‘10월말·11월초 사퇴론’이 유력하게 논의돼 왔지만 그보다 빠른 ‘당 경선 직후 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사퇴 시점과 관련한 이 지사의 입장도 최근 미묘하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는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지사직 수행을 ‘책임 정치’로 보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도정을 챙기겠다”고 말해왔다. 경기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 등을 놓고 여야 모두에서 ‘지사 찬스’라고 공격할 당시엔 “경선 완주와 도지사직 유지 둘 중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요구하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는 “경선 후보와 집권여당 후보의 입장은 다를 수 있어 그때 가서 판단해 봐야겠다”며 오는 10일 경선이 끝나 당 최종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사퇴 가능성을 시사하며 변화된 입장을 보였다.

지난 3일 경기도청 기자간담회에선 더 나아가 “상황이 복잡할수록 단순히 봐야 한다. 미래를 다 아는 것 같지만 모른다. 합리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사로서 경기도 대상 국감에 출석할지 여부에 대해 “그때 가서 보겠다. 상황을 단언할 수 없다”고 말끝을 흐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는 오는 18일과 20일 각각 경기도를 대상으로 국감을 벌일 예정이었다. 야당은 이 지사를 겨냥한 ‘대장동 의혹 국감’을 벼르고 있다. 이 지사 캠프 일각에선 후보로 확정된 상황에서 여야 정쟁이 예상되는 국감에 뛰어들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기보다는 여당 대선 후보로서의 행보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 나온다.

사퇴 시점과 관련해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가 한창인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자 이 지사는 자신의 관리 책임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면서도 야당 공세에는 역공으로 맞서고 있다. 아무리 해당 의혹이 본인과 상관이 없다고 해도 수사가 전개될수록 야당의 ‘여론전의 도마’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어 정면대응을 위해 사퇴를 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자칫 의혹을 피해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캠프 내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당하게 의혹의 본질은 ‘성공적인 성남시정’이었고, ‘국민의힘 게이트’의 폐해였다는 점을 설명하고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수사결과가 나오는 시점 이후가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선이 끝나도 ‘사퇴 결단’까지는 이 지사의 고심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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