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할 때 5분도 집중 힘들다"..직장인 다 겪는 일인 줄 알았는데

이병문 2021. 10. 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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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女 환자 4년간 7배

좋아하는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는 집중이 잘된다. 하지만 책을 읽거나 업무를 할 때는 5분도 집중하기가 힘들다. 일을 잘하다가도 불쑥불쑥 멍해지거나 잡생각이 끼어든다. 음식을 과하게 먹거나 음주량 조절이 안 된다. 계획한 일을 잘 이루지 못하고 절차에 맞게 일 처리를 하지 못한다. 한 사람과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애인이 자주 바뀐다. 싫증을 자주 내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에 서투르며 매우 충동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이들 증상에 해당된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ADHD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일컫는 말로, 주로 소아와 청소년에게서 많이 생기는 정신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한소아청소년학회에 따르면, 전체 성인 인구 3~5%는 ADHD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 시절의 ADHD가 성인이 된 이후까지 지속될 확률도 50%에 달한다.

실제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ADHD 질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ADHD 환자는 2016년 6만5378명에서 2020년 10만5743명으로 크게 늘었는데, 특히 20·30대 여성 환자 비율이 급증했다. ADHD로 병원을 찾은 20·30대 여성은 같은 기간 1777명에서 1만2524명으로 4년 새 7배 증가했다.

전체 환자를 성별 비율로 보면 여성은 2016년 18.6%에서 2020년 25.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성 환자는 6만3601명(비율 81.4%)에서 2020년 9만3219명(비율 74.8%)으로 6.6%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4년간(2016~2020년) 연령대별로 ADHD 진료량 증가 폭을 분석해보면, 여전히 전체 환자는 10대가 가장 많았지만 30대 여성 증가 폭이 89.1%로 가장 크게 나타났고, 20대 여성 증가 폭이 84.6%로 그 뒤를 이었다.

2016년 연령대별 진료 현황에 따르면 10대가 4만8844명으로 전체의 62.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9세 이하가 2만890명으로 26.7%, 20대가 6068명으로 7.8% 순이었다. 2020년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10대가 5만9206명(47.5%), 9세 이하가 2만7609명(22.2%), 20대가 2만4448명(19.6%)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ADHD 진료를 받은 성인 중에 어렸을 때부터 증상을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성인이 된 뒤 뒤늦게 진료에 나선 이가 많다는 것이다.

한규만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평소 집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많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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