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항체검사로 면역력 판단? "부적절"
[경향신문]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간이항체검사로 자신의 면역력을 알아보려는 사람이 늘자 방역당국과 관련 학회가 “항체검사 결과만으로 백신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며 검사 자제를 당부했다.
김갑정 중앙방역대책본부 감염병진단총괄팀장은 5일 “현재까지 항체검사 결과로 코로나19에 대한 개인의 면역력이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약국에서 전문가용으로 허가된 간이항체검사 키트를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항체검사시약은 ‘감염 이후’ 항체 생성 여부 확인에 도움을 주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의료진이 결과를 판독해야 한다. 집단 내 무증상 감염자가 얼마나 있는지 추정하거나 과거 감염이력을 확인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써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항체 생성을 유도하기 때문에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던 백신 접종자는 제품에 따라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김 팀장은 “백신을 맞은 사람도 백신 종류나 항체검사 종류, 검사 시기 등 여러 상황에 따라 항체가 검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백신의 효과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ECDC(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 등 공인기관에서도 이 점을 홈페이지를 통해 명확하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가 허가한 코로나19 간이항체검사 키트는 임상력 성능시험 당시 백신접종자에 대해 평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항체검사 키트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항체검사 결과를 해석하기 어렵고 항체검사 결과만으로 백신 효과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백신 접종자에 대한 항체검사 필요성은 매우 낮다”며 “특히 항체검사 결과를 근거로 백신 접종을 생략하거나 조절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학회는 “극히 드물긴 하지만 백신 접종자가 항체 생성에 영향을 주는 질병 등을 갖고 있어 항체가 생성되지 않기도 한다”면서 “이럴 때도 백신 접종은 인체의 또 다른 면역 기전인 세포면역을 활성화해 중증도를 낮출 수 있으므로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간이항체검사 키트를 두고도 “정확성과 실용성이 떨어지는 등 여러 단점이 있다”며 “항체검사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백신 접종과 방역 지침에 대해 불신을 갖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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