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소춘대유희 백년광대', 전통연희 정체성 확인할 수 있을 것"

남정현 2021. 10. 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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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2일~11월7일 공연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국립정동극장이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인 '소춘대유희_백년광대'를 선보인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이 작품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21.10.05 nam_j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홍연우 수습 기자 = "전통 콘텐츠를 (현대화함에 있어서) 많은 부들이 복원하고 계승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저희가 나아가려고 하는 '전통연희'는 복원과 계승보다는 '살아 숨쉬고 있는 변화'가 의미적으로 더 맞을 것입니다."(이수현 국립정동극장 공연기획팀 팀장)

국립정동극장(정동극장)은 지난 2019년 김희철 대표가 취임하면서 과거 10여 년간 지속해 온 전통 '상설공연' 체제를 중단하고, '정기공연' 체제로 변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에는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예술단)을 공식 창단하고, 창단공연이자 첫 정기공연인 '시나위,夢(몽)'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정동극장은 전통을 계승한다는 기존 극장의 주된 정체성에 더해 예술단을 '국가대표 전통 연희단체'로 성장시키며 '현대적 표현 방식'을 더해 우수한 전통 콘텐츠를 제작, 유통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극장 측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정동극장과 예술단의 정체성을 한 단계 더 쌓아 나갈 공연인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인 '소춘대유희_백년광대'를 선보인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이 작품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희철 대표는 "올해 정동극장이 국립정동극장으로 명칭이 바뀌며 극장 자체가 국립 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산하 단체인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또한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전통 예술 쪽에서 '연희'라는 부분을 저희 예술단의 정체성으로 규정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예술단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이수현 국립정동극장 공연기획팀 팀장이 내놓은 작품의 기획 의도에서도 앞으로 극장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엿보였다.

이 팀장은 '소춘대유희_백년광대'와 관련해 "저희가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는 근대, 현대에 와서 개발된 (것들도) 있다. 저희가 다루고자 하는 1900년대 전통예술을 만들어 가면서 어려웠던 점은 사료가 충분히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전통은 발전, 실험, 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춘대유희'를 포함한 과거의 공연들이) 원초적이고 고답적인 게 아니라 발전과 변화를 지속해 왔다면, 이런 모습일 수 있겠다. 이렇게 표현해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보다 예술에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계승, 복원, 현대화 이전에 어떤 것이라도 충분히 해 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국립정동극장이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인 '소춘대유희_백년광대'를 선보인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이 작품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극 중 '오방신'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1.10.05 nam_j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소춘대유희_백년광대'는 정동극장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헙률사의 역사적 의미와 근현대 예술정신을 되새겨 보기 위해 기획됐다. 근대 공연예술의 출발지인 '정동'의 역사도 함께 짚는다. '정동'은 서울시 중구에 속하는 법정동으로 덕수궁의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정동극장을 포함해 덕수궁, 주한미군대사관 등이 위치해 있다.

구체적으로 이번 공연은 근대 공연예술의 출발지인 '정동'의 역사를 짚고자 최초 근대식 유료공연이었던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戲)'를 모티브로해 제작했다. 협률사는 1902년 고종 재위 40주년 경축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현 국립정동극장 인근의 터에 설립됐다. 이곳에서 그해 12월2일 창립공연작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유료 무대공연인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가 공연됐다. 이 건물은 폐쇄됐다, 1908년 원각사 극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고 국립정동극장이 이를 계승했다.

공연은 1902년작인 '소춘대유희'를 재현하려다 코로나로 취소돼 의기소침해 있는 국립정동국장 예술단 단원들 앞에 100년 동안 공연장을 지키며 살아온 '백년광대'와 '오방신(극장신)'이 찾아와 함께 시간의 넘나들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서울=뉴시스]'소춘대유희_백년광대' 포스터(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2021.10.05 photo@newsis.com

'소춘대유희'는 '봄날에 펼쳐지는 즐거운 연희'라는 뜻이다. 연출을 맡은 안경모는 "코로나로 답답한 시대다. 한껏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게 공연예술인으로서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하며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동(극장)'은 전통과 과거가 공존한다. 이 작품도 과거를 지운 현재가 아니라 과거 위에 퇴적층처럼 쌓아올라가 과거와 공존하는 모습이 현대라고 생각하고 만든 작품"이라며 "우리의 전통도 과거의 맥을 잇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술적 부분, 과학 기술에 대한 역할이 많아지며 공연 예술에 기술이 도입됐다는 점"이라며 "기술이 단지 미디어 (자체)로써 존재하지 않고 극 속에 녹아들었다. 백년광대를 한 사람씩 소환해 내고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이 기술을 다채롭게 썼다"고 새로운 기술의 적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공연은 '실감형 콘텐츠'로 제작됐다. 이를 위해 BTS, 블랙핑크, 싸이의 콘서트 무대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5.18 40주년 미디어아트를 선보인 무대·영상 아트디렉터 유재헌이 참여했다.

유재헌은 "관객 석과 무대와는 구분되는 공간적 개념이 있다. 이번 공연에선 '미장센'의 관점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장면 속으로 들어가다'라는 개념에서 극장 개념을 변형시키려고 한다"며 "공연을 보면 가상과 현실을 왔다갔다하는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적용이 '현대적 표현 방식'을 위한 시도냐는 질문에 이 팀장은 "미디어를 쓴다는 것, 전통음악을 많이 변주한다는 것, 의상이나 스토리텔링을 현대화한다는 것이 오직 현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적인 정서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느냐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춘대유희'는 저희 정동이 중심거짐 공간임을 다시 상기시키고, '과거 협률사가 유지됐다면, 여전히 '소춘대유희'가 공연됐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라는 생각해서 기획됐다"고 부연했다.

정동극장은 2024년 완공 예정인 재건축 사업을 통해 서울 도심지내 위치가 최적인 국립공연장으로서 공연 예술 창작 활성화를 위한 '중심거점 역할'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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