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수사 불안' 내세워 마지막 호소..경선 이후도 바라본다

정연주 기자 2021. 10. 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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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10일 최종 후보 선출..'대장동' 위기에 여권표 1위 이재명에 결집
이낙연 "1위 후보 측근 구속, 불안 안고 대선 이기겠나"..'잘 지고' 정치적 상황 지켜볼 듯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5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지역 공약발표를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1.10.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오는 10일 최종 대선 후보 선출까지 남은 기간 막판 뒤집기를 위한 최후의 전력투구에 나섰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 의심을 받고 있는 선두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되, 개인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향후 수사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권재창출 위기에 처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5일 "1위 후보의 위기가 민주당의 위기이고, 정권재창출의 위기"라며 "민주당이 대장동의 늪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겨냥해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다. 대장동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며 "그런 불안을 안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냐. 그런 인사와 행정을 했던 후보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겠냐"고도 강조했다.

대장동 사태와 관련한 그간의 이낙연 후보 입장들과 유사하지만 유동규 전 본부장의 구속 등을 계기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공격의 톤이 높아졌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후보 공격으로만 읽히는 것을 경계한 듯 "정치공방을 벌이자는 것이 아니다"며 "정권재창출의 확실하고 안전한 길을 결단하고자 호소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후보는 "지도부도 의원들도 모두 민주당이 처한 위기를 직시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며 "위기를 직시하면서 가장 용기 있고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크게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가 최종 경선 결과 발표를 5일 앞두고 대장동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은 이재명 후보의 최종 과반 득표에 따른 본선 직행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장동 의혹에 위기의식을 느낀 여권의 표는 되레 연루 의심을 받는 1위 주자 이재명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

이에 이재명 후보 과반 저지로 결선 승부를 노렸던 이낙연 후보가 남은 기간 판을 뒤집을 가능성은 더 적어졌다. 지난 주말 2차 국민선거인단의 큰 패배에 대해서도 이낙연 캠프에선 지난 첫 충청 경선 이상의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이낙연 캠프가 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후보를 본격 정조준하기엔 경선 중반 결과적으로 상처가 된 '네거티브전' 책임론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낙연 후보를 비롯한 캠프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극도로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는 발언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우리가 네거티브 트랩에 빠져 있다. 설사 알고 있더라도 의혹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결국 캠프 차원에선 투표율 제고와 국민 표심에 호소하는 기존 스탠스에 따라 마지막 승부를 걸 방침이다. 표심을 좀 더 움직이려면 이낙연 후보의 개인기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 됐다.

그래선지 이낙연 후보의 메시지에 좀 더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날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은 그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가 개인의 승패를 떠나 당의 위기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듯하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지역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마음이 복잡하다고 당이 위험에 처했다고 회피한다면 당의 위기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 당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힘은 여러분의 투표밖에 없다"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가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과 관련해 "한전 직원이 뇌물을 받으면 대통령이 사퇴하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는 "성남도시개발 본부장과 성남시장 관계가 한전 직원과 대통령의 관계에 비유할 만한가"라고 꼬집었다.

캠프 소속 다른 의원은 "이낙연의 본모습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민심에 해당하는 지지율은 올라가고 있어서 국민에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며 "이낙연 후보는 '당을 살려야 한다, 민주정부 4기가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당내에선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더라도 대장동 의혹 수사 과정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1위 후보가 경선 이후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나'라는 기자 질의엔 "제가 주목하는 것은 수사 전개 상황이다. 수사가 국민 분노와 절망에 응답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낙연 후보는 최선을 다해 잘 지고, 이후 수사 상황을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낙연 후보로서는 '후보 교체'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낙연 후보가 전날 "내년 3월이면 대선인데 여야 모두 걱정과 불안이 있다"고 말한 것도 대선 후보 확정 이후 급변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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