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만 걱정? 시리아도 만만찮다
[스포츠경향]
눈 앞으로 다가온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오는 12일 열리는 이란 원정이다. 그런데 이란에 앞서 7일 열리는 시리아와 홈경기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시리아도 그 동안 한국이 꾸준히 어려움을 겪어왔던 상대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은 시리아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4승3무1패로 앞서 있다. 1984년 아시안컵에서 0-1로 패한 뒤로는 6경기에서 3승3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6경기 전부 쉽지 않았다. 3승 모두 1골차 접전이었으며, 무승부를 거둔 3경기도 한국이 ‘압도’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때도 같은 조에 속해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첫 대결은 0-0, 두 번째 대결은 1-0 신승이었다.
시리아는 지난 6월까지 팀을 이끈 튀니지 출신의 나블리 마룰리 감독이 임금 체불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7월부터 자국 출신의 니자르 마흐루스 감독을 선임해 최종 예선에 임하고 있다. 마흐루스 감독 부임 후 시리아는 2무2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주춤하다. 그런데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현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이란을 상대로도 접전을 펼치다 후반에 아쉽게 1골을 내줘 0-1로 석패하는 등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리아는 이란처럼 자신들보다 한 수 위라고 여겨지는 상대로는 파이브백을 들고 나온다. 반대로 1-1 무승부를 거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처럼 해볼만한 상대와 붙었을 때는 정상적인 포백을 운용한다. 이란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전력에서 한 수 앞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수비에 치중을 둘 것이 유력해보인다.
시리아는 이번 한국전을 앞두고 ‘히든카드’로 꼽히는 베테랑 공격수 오마르 알 소마(알아흘리)를 발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리그에서 3번이나 득점왕에 오른 알 소마는 A매치 통산 26경기에서 15골을 넣었다. 최근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제외돼 지난달 월드컵 최종예선 1~2차전을 못 뛰었으나, 부상에서 회복돼 이번에 다시 부름을 받았다. 192㎝의 장신 스트라이커로, 공중볼 경합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양발을 잘 써 한국 수비수들의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프리킥 능력이 뛰어나 페널티 지역 인근에서 섣불리 파울을 범했다가는 일격을 허용할 수 있다. 시리아의 골키퍼 이브라힘 알마(자블레흐)는 롱킥이 주특기로, 역습 상황에서 알 소마에게 공을 보내 찬스를 만드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그리스 1부리그 니케아스에서 주전으로 뛰는 2선 공격수 아야스 오스만과 UAE 1부리그 알와흐다 소속으로 이번 시즌 3골·3도움을 기록 중인 오마르 크리빈 등 공격진에 경계해야 할 선수가 여럿 있다. 자칫하다가는 홈에서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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