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 빌런이자 리더이자 능력자 모니카, 이런 언니 또 없겠죠?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Mnet 오디션 <스트릿 우먼 파이트>는 스타들 뒤에 가려져 있지만 쇼를 휘어잡을 능력이 차고 넘치는 스트릿 여성 댄서들의 대결이다. <스우파>의 재미는 일단 각 크루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개성에 있다. 기본적으로 힙합 댄스에 기반을 두는 듯하지만 <스우파>의 각 크루들은 겹치는 점이 없다.
예를 들어 라치카가 최신 유행하는 댄스를 세련되게 보여줄 줄 아는 팀이라면, 허니뱅은 올드스쿨 느낌의 힙합 댄스를 뿌리로 둔다. 또한 아이돌 댄스에 스트릿 댄스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믹스된 YGX, 웨이비 크루와 호랑이 같은 강렬한 매력의 코카N버터 크루는 극과 극의 대척점에 있다. 또 이미 유명한 스타들이 합류해 있는 크루도 있다. 안무가로 많은 팬덤을 지닌 아이키가 이끄는 훅이 있고, 원트에는 아이즈원의 멤버 채연이 속해 있다.
이처럼 색색깔이 다른 팀 사이에서 프라우드먼 역시 독특한 개성을 지녔다. 겉보기에 프라우드먼은 '스우파'의 어르신들 같은 느낌이었다. 프라우드먼은 그 연륜답게 엔터테이먼트인 스트릿 댄스에 아트적인 요소를 추가할 줄 아는 팀이다.
이들 크루에서 초기에는 와킹댄서인 립제이가 눈에 띄었다. 절도 있으면서 날카롭고 품위 있는 그녀의 손짓과 몸의 움직임은 예술과 오락 사이 경계의 줄타기를 능란하게 해내는 매력적인 댄서로 보였다. 초기에 <스우파>가 단순히 춤추는 여성 댄서들의 기싸움이 아니라(실제로 기싸움도 하기는 한다), 신선한 댄스를 감상할 수 있는 예능이 된 것도 립제이 덕이 크다.
<스우파> 초기 프라우드먼의 리더 모니카는 명성에 비해 약간은 개그 캐릭터 같은 느낌도 있었다. 웨이비 노제와의 기싸움 등을 통해 살짝 꼰대 과장님 느낌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우파>가 진행될수록 모니카의 매력은 점점 더 드러나는 중이다.
특히 메가크루 미션에서 프라우드먼이 보여준 무대는 스트릿 댄스를 넘어 현대무용 공연에 닿아 있었다. 절도 있으면서 다양하게 드러나는 다양한 메가 팀원들의 댄스. 그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지만 눈을 뗄 수 없는 구성. 모니카는 춤으로 흠잡을 수 없는 댄서인 것은 물론 그녀가 얼마나 무대 연출에 능한 감독인지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머스크향이 베이스로 깔린 고급스러운 향수 같은 무대였다. 그러면서도 역시 본인만의 표정과 몸짓으로 공연 내내 묵직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다만 모니카는 <스우파>에서 마지막까지 안티와 팬이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립제이처럼 춤은 화려하지만 실생활은 조용한 댄서에게는 누구나 박수를 친다. 또한 아이키처럼 사람들을 밝고 기분 좋게 만드는 댄서는 모두에게 사랑 받는다.
하지만 모니카는 좀 다르다. 센 언니의 느낌이라서가 아니다. 사실 <스우파>에는 센 언니들이 많다. 센 언니지만 은근 순둥순둥한 코카N버터의 멤버들, 센 언니지만 약간의 허당미가 느껴지는 허니제이, 센 언니지만 무언가 '짠내' 나는 눈물을 종종 흘리는 가비까지.
반면 모니카는 '센 언니지만~'이 아니라 더 복합적인 캐릭터다. 성녀와 악녀, 빌런과 리더, 뜨거움과 냉철함, 댄서와 연출자가 뒤섞인 입체적인 인물이다. 모니카는 그렇기에 빌런인 동시에 리더의 역할 역시 훌륭히 해낸다. 또한 메가크루 미션의 결과물을 통해 능력자로서의 모습도 확실히 보여주었다. 그 복잡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냉철한 모습에 어떤 시청자들은 정이 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메가크루 미션에서 심사위원 점수 발표 후, 모니카는 울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눈물을 흘린다. 그때 모니카는 마이크를 들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을 한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았습니다. 앞으로도 각자 하고 싶은 거 하고 삽시다."
모니카의 이 말은 그녀의 진심을 들려주는 말인 동시에, <스트릿 우먼 파이트>가 사랑받는 이유이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에너지는 힘을 준다. 더구나 그것이 무대를 화려하게 채우는 멋진 춤이라면 더더욱.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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