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황듀오, 亞 최강 '공격 구슬'..벤투 감독은 어떻게 어떻게 꿸까

정다워 2021. 10.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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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의 손흥민(왼쪽)과 황의조(가운데), 황희찬.연합뉴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재료는 훌륭하다. 관건은 구슬을 꿰는 사람의 능력이다.

지난 9월 A매치 이후 유럽에서 활동하는 공격수들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은 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지난달 26일 아스널과의 북런던더비에서 유일한 골을 넣었다. 이어 이달 3일에는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의 골을 도왔고, 득점과 다름없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평균 평점 7.12로 호이비에르(7.22점)에 이어 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신입생 황희찬(25·울버햄턴)은 적응기를 마친 후 완벽하게 리그와 팀에 안착했다. 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특유의 스피드와 돌파에 기대 이상의 마무리 능력까지 선보였다. 손흥민과 함께 EPL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큰 관심을 끄는 활약이었다.

벤투호의 스트라이커 황의조(29·지롱댕 보르도)도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9월 A매치 이후 부상을 당했지만 빠르게 회복했고 최근 5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경기력을 보인 후 10월 A매치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세 명의 공격수들의 활약을 보면 아시아 최강이라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다. 손흥민은 말할 것도 없고 황희찬, 황의조 등의 명성과 기량, 현재 컨디션을 보면 일본과 이란, 호주 등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세 선수 조합이 가장 강력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만 유럽파의 활약이 대표팀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 2년 사이 EPL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윙어로 성장했지만 대표팀에서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한지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손흥민 활용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9월에도 손흥민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황의조의 경우 대표팀 부동의 원톱이지만 득점 기능만 볼 때 효율이 떨어진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떨어지는 2차예선에서 3골에 그쳤다. 지난 9월 2연전에서도 득점하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컨디션 난조로 인해 선발에서 제외됐다. 특유의 역동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황희찬은 대표팀에서 주전보다 교체 선수에 가깝다. 2차예선 6경기 중 4경기에서 교체로 들어갔다. 지난 9월 두 경기에서도 레바논전에서만 선발 출전했다. 대표팀에서 윙어 포지션은 자원이 풍부한 편이고 손흥민이라는 확고한 주전이 있기 때문에 황희찬은 후반 경기 흐름을 바꾸는 카드로 활용됐다. 하지만 EPL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만큼 주전급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벤투 감독의 활용법이다. 벤투 감독은 공을 소유하고 짧은 패스를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플레이를 선호한다. 문제는 이를 간파한 상대가 엉덩이를 내리고 공간을 내주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이라크전만 봐도 밀집 수비를 통해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빠른 역습으로 공세를 취하는 상대에게 어려움을 겪었다. 세 선수 모두 충분한 공간이 열릴 때 좋은 모습을 보이는 만큼 벤투 감독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현영민 JTBC 해설위원은 “아무래도 세 선수의 소속팀과 대표팀의 경기 스타일이 다를 수 있다. 결국 선수들이 벤투 감독 스타일에 맞춰가야 하는데 내려선 수비를 상대로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결국 선제골 싸움이다. 이른 시간이 골을 넣으면 상대가 마냥 수비만 할 수 없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능한 세 선수가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 최종예선 내내 선제골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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