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등산의 계절"..다만 이 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이승구 2021. 10. 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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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돌연사', 5년간 발생한 국립공원 사망사고 비율의 57%나
일교차 큰 날씨에 무리한 산행, 심장 돌연사 위험 크게 높여
체온유지 위해 심장의 '혈액공급 증가'..심장박동·혈압 '급상승'
"고혈압·당뇨병·심혈관 질환 등 고위험군, 새벽 산행 자제해야"
가을은 등산의 계절. 게티이미지뱅크
 
한낮에도 선선한 가을이 깊어지면서 최근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에 등산을 즐기는 이유는 여름 내 푸르렀던 산들이 단풍으로 물드는 등 아름다운 색으로 바뀌는 진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름 내 더위에 시달리며 실내에만 머물렀던 답답한 마음과 스트레스를 자연 속에서 해소하기 위해 등산을 다니는 것이다.

또한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근육과 인대, 관절 강화 효과가 있는 전신 운동이기 때문에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을은 일교차가 큰 계절이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지 않고 무리한 산행을 하는 것은 자칫 심장에 무리를 줘 돌연사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등산은 높은 산지를 오르내리기 때문에 충분한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으며, 평지에서 걷거나 뛰는 것만큼 높은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한편, 심폐지구력과 균형감각 등을 키우는 데 효율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을은 봄에 이어 일교차가 큰 시기이기 때문에 기저질환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 자신의 건강을 체크한 뒤 해야 한다. 

작년 기상청 기상자료개방 포털에 따르면 서울 지역 계절별 일교차는 가을(9~11월)이 8.7일로, 봄(3~5월) 10.2일에 이어 가장 많았다. 여름(6~8월)은 6.9일, 겨울(12~2월)은 3.6일로 집계됐다. 

특히 일교차가 큰 가을에 등산을 하다가 심장 돌연사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5년 간(2016~2020년) 국립공원 연도별 탐방객 안전사고 현황 기본통계에 따르면 가을 산행 중 심장 돌연사가 전체 사망사고 77건 중 44건(약 57%)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추락(22건), 익사·기타 각 5건, 동사 1건 등의 순이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 심장 돌연사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심장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커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의 혈액 공급이 증가하게 되고,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되면서 심장박동과 혈압이 급상승한다.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으로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이 발병하거나 관상동맥이 하나 이상 막힐 경우에는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협심증·심근경색의 주된 증상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호흡곤란, 식은땀 등이 있다. 협심증은 가슴 통증이 보통 5분 이내 지속되는 반면, 심근경색은 1시간 이상 지속된다. 특히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근육의 괴사로 이어지면 심장 돌연사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가을 등산 중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등으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 체온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고혈압, 당뇨,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등 고위험군은 새벽 산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새벽은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대로, 우리 몸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서 혈관 수축과 혈압상승이 일어나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등산 중 일행의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평소 심폐소생술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선 환자 반응을 확인한 후 119나 국립공원사무소에 신고해야 한다. 또 호흡을 확인한 후 가슴을 압박하고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가슴 압박을 1분당 100~120회 속도로 30회 시행한 후 인공호흡을 2회 연속 시행하면 된다. 

이때 인공호흡의 경우 생략해도 무방하다. 일반인은 인공호흡을 하는 것보다 가슴압박 만을 계속해 환자의 머리로 공급되는 혈류를 유지해주는 게 환자의 소생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전두수 교수는 “비만은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노폐물을 쌓이게 해 혈관을 좁아지게 해 주의해야 하고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과 맥박을 증가시켜 혈관에 부담을 주는 담배 역시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끊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이상지질혈증) 등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한다면 심혈관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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