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맥파이x디아블로, "맥주에 봉인된 대악마를 마시다"

최종봉 2021. 10. 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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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코리아에서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의 출시를 기념해 국내 수제 맥주 제조사로 유명한 맥파이와 독특한 컬래버레이션 '호라드림의 상자' 한정판 수제 맥주를 제작했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단순히 기존에 판매하는 맥주에 라벨링만 덧입힌 것이 아니라 '디아블로 2'에 등장하는 대악마를 모티브로하는 수제 맥주 패키지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기존 맥파이에서 운영중인 맥주 레시피를 이용하지 않고 새롭게 5개의 레시피를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맥주 레시피의 경우 양조부터 숙성까지 제조 과정에만 최소 3주 이상이 걸리는 노력이 들어가며 완성 전까지 결과물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이번 컬래버레이션 맥주는 각기 뚜렷한 특징과 스타일을 담았다.
단순히 각 대악마로 대표되는 색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맥주의 맛에도 캐릭터 성을 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광범위한 냉기 공격으로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2막(액트2)의 보스인 '두리엘'을 모티브로 한 맥주는 입안에서 화한 맛이 감돌아 냉기의 느낌을 표현했다.

이처럼 각 대악마의 설정과 분위기를 맥주로 표현한 점이 이번 컬래버레이션의 주요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으며 마치 원작에서 영혼석에 악마를 가두듯이 맥주에 갇힌 대악마를 맛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평소 수제 맥주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디아블로 2를 떠올리며 시음 노트를 작성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다음은 맥파이 X 디아블로의 시음 노트로 해외 맥주 평가 사이트에서 주로 사용하는 항목 일부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ABV(알코올 도수), IBU(쓴맛 정도 1-100으로 높을수록 쓰다)

1막 '고뇌의 여제 안다리엘' - 민트 초콜릿 스타우트(8.5% ABV, 30 IBU)
총평 - '기네스'로 유명한 스타우트 계열은 볶은 맥아의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맥주 스타일이다. 다소 무거운 느낌이 특징이지만 안다리엘 맥주의 경우 색상부터 맛까지 전통적인 스타일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향 -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은 단내가 난다. 민트향은 약한 편이다.

외관 - 슈퍼 푸드로 유명한 남세균 스피룰리나를 이용해 불투명한 풀색을 보여주며 전통적인 스타우트와는 다르다.

풍미 - 달짝지근한 바닐라빈의 맛이 나지만 곧이어 쓴맛이 바로 이어진다. 탄산은 약한 편으로 목으로 넘어갈 때 민트향이 난다.

코멘트 - 스타우트 계열의 특징인 볶은 맥아의 향과 색 대신 안다리엘의 대표 컬러인 녹색의 스타우트. 여기에 강한 민트 초콜릿 향이 더해지며 초반 유저를 괴롭히는 안다리엘의 독처럼 서서히 향과 맛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2막 '고통의 군주 두리엘' - 유칼립투스 라거(6% ABV, 20 IBU)
총평 - 라거 계열의 톡톡 쏘는 탄산과 함께 유칼립투스를 이용한 산뜻한 맛이 더해졌다. 다만 기존 상업 맥주와는 달리 다소 실험적인 면이 강하기에 호불호 역시 강할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맛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번 컬래버레이션 맥주 중 가장 마시기 힘든 맥주다.

향 - 강한 허브향을 느낄 수 있으며 풀과 같은 싱그러운 향도 난다.

외관 - 파란색에 가까운 진한 청녹색.

풍미 - 멘톨 혹은 물파스와 같이 입안이 상쾌해진다. 적당한 탄산이 향과 잘 어울리며 끝 맛은 약간 쌉쌀한 맛이다.

코멘트 - 시음했던 맥주 중 게임 속 '두리엘'의 이미지와 가장 잘 맞았다. 게임 속 '두리엘'의 주요 기술이었던 광범위한 냉기 공격처럼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면 입안에 화한 느낌이 들며 시원함이 느껴진다.

3막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 - 라즈베리&코코넛 사워 에일(7% ABV, 10 IBU)
총평 - 가장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던 맥주였다. 기존 사워 에일의 경우 톡 쏘는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메피스토 맥주는 이를 라즈베리의 과일 향과 코코넛의 부드러운 맛으로 상쇄해 과일 맥주와도 같은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다.

향 - 과일주스 같은 새콤함 뒤에 오는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외관 - 마치 자몽 혹은 레드 오렌지와 같은 색이 특징이다.

풍미 - 입에 물면 베리류 과일 향 뒤에 코코넛 밀크향이 입에 퍼진다. 여기에 사워 에일의 시큼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코멘트 - 원작에서 메피스토가 있던 '증오의 사원'은 돌계단과 피 웅덩이가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에 착안해 맥주의 색 역시 붉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코랄 색으로 선정했으며 마시기 쉬운 이유도 '디아블로 2' 유저가 가장 많이 찾는 대중적인 보스 몬스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4막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 임페리얼 스타우트(10% ABV, 40 IBU)
총평 - 스타우트에서도 더욱 무거운 계열을 임페리얼 스타우트라 부른다. 임페리얼 스타우트 특유의 묵직한 맛이 잘 느껴지며 단맛과 쓴맛의 조화가 좋은 편이다. 또한 계피와 하바네로 열매의 톡 쏘는 매운맛이 존재감 있게 느껴진다.

향 - 볶은 맥아와 바닐라 빈의 달콤한 냄새

외관 - 전통적인 임페리얼 스타우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주 검은 색.

풍미 -묵직한 향과 함께 초콜릿 향이 입을 감싸며 목에 넘길 때는 매운 계피 향과 쓴 느낌이 올라온다.

코멘트 - 다른 맥주들이 원작에 등장했던 악마들의 특징과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면 디아블로 맥주는 상징성에 조금 더 중점을 둔 느낌이다.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가장 강한 대악마라는 점을 살려 맥주 역시 높은 도수와 강한 쓴 맛을 자랑한다.

5막 '파괴의 군주 바알' - 벨기에 스트롱 에일(10% ABV, 25 IBU)
총평 - 흔히 '듀엘'과 같은 벨기에 에일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며 바알 맥주의 이를 그대로 유지하되 도수는 기본적인 벨기아 에일 기준으로도 다소 높아 '스트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향 -풍부한 맥아에서 오는 향

외관 - 블론드 에일과 유사한 선명한 황금색

풍미 - 버터 향에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이 인상적이다. 달콤한 맛이지만 한편으로는 높은 도수가 느껴진다.

코멘트 - 원작에서 파괴의 군주인 바알은 이름처럼 강한 전투 능력을 지녔지만 이에 못지않게 뛰어난 지략을 가진 악마로 묘사된다. 이중적인 모습은 맥주의 스타일로도 잘 표현됐다. 특히, 부드럽게 넘어가는 단맛으로 높은 도수를 감춘 점에서 무력과 지력이 모두 높은 바알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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