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인가 과유불급인가..'게임수의 게임' 시작됐다
[스포츠경향]
오는 주말부터 경기 없는 팀 발생
팀별 잔여경기수 따라 유불리 현상
LG-롯데, 맞대결 6경기에 주목
과거 지표는 상대성보다 팀 페이스
김태형 두산은 2015년 팀 지휘봉을 잡은 뒤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정규시즌 막바지에 복잡한 승률 계산을 해야하는 시즌도 많았다.
그러면 김 감독은 잔여경기가 많은 것과 적은 것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고 여길까. 김 감독은 “잔여경기 많다고 꼭 부담스러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팀과 경기가 남아있는 지는 봐야한다. 그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승부가 시작됐다. 5일 주중 첫 경기를 시작으로 정규시즌이 종료되는 오는 30일까지 26일간의 사투가 이어진다. 또 오는 9일부터는 경기 없이 쉬는 팀 발생한다. 토요일인 9일에는 3경기, 10일에는 4경기만 열린다.
잔여 경기수가 가장 많은 팀은 LG다. 눈앞의 2위 싸움 중인 LG는 4일 현재 선두 KT보다 5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 3위 삼성과 비교하면 8경기나 더 치러야한다. 5일 첫 경기를 포함해 시즌 종착역까지 26경기를 더 벌인다.
4~5위 싸움으로 초점을 맞추면 4위 두산과 6위권에서 추격 중인 NC의 잔여경기수가 많은 편이다. 두산과 NC는 SSG와 키움보다 5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 극적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8위 롯데보다는 4경기를 더 치른다.
김태형 감독 같은 베테랑 사령탑도 확답을 못하듯, 남보다 많은 잔여경기수가 ‘다다익선’일지 ‘과유불급’일지 예단은 어렵다.
다만 LG는 잔여경기 중 6경기를 더 해야하는 롯데의 페이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롯데가 끝까지 5강의 끈을 놓치 않는다면 시즌 끝까지 투타 총력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KT는 5일 수원 맞대결 포함, NC와 6경기를 벌이는데 두 팀 모두에게 중요 승부처가 될 수 있다.
잔여경기수가 적은 것은, 승수 확보의 기회가 적다는 뜻이다. 그러나 적은 만큼 승수를 확실히 쌓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는 있다.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해 에이스를 집중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경쟁 팀들보다 4~5경기를 덜 남겨뒀던 두산이 9월 잔여 16경기에서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를 5차례 투입하며 무난히 2위를 가볍게 사수한 적이 있다. 리오스는 그해 9월 5전 전승을 거뒀다. 잔여경기수가 가장 적은 삼성의 허삼영 감독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어 유리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한 사례이기도 하다.
사실, 잔여경기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정작 중요한 건 해당팀 페이스일 수 있다. 주전과 백업 사이의 체력 분배가 적절히 되면서 투타 밸런스가 좋다면 경기수가 촘촘히 이어져도 문제가 될 게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5월에 개막해 정규시즌이 늘어졌던 지난해에도 두산은 10월 들어 마지막 23경기를 치르며 승률 0.696(16승7패)의 고공 행진을 한 반면, 키움은 18경기만 남겨놓고도 승률 0.500(9승9패)에 머물렀다. 경기수 영향은 없었다.
두산은 23경기의 비교적 촘촘한 경기 일정 속에서도 팀타율 0.310 팀 평균자책 2.95로 투타 밸런스가 최상이었던 데 비해 키움은 18경기에서 팀타율 0.244로 바닥권 공격력을 보이며 팀 평균자책마저 4.04에 그친 것이 경기 결과로 그대로 나타났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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