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외국인 타자 흉작,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매년 타격 순위의 최상단에는 외국인 타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곤 했다.
특히 홈런이나 타점 부문에선 우리 선수들이 선두를 차지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워 보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외국인 선수들이 자취를 감췄다. 삼성 피렐라 정도만이 성공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새로 가세한 외국인 타자들도 별반 힘을 쓰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간혹 한 방씩을 쳐주고는 있지만 페레즈(한화) 크레익(키움) 호잉(KT) 등 대체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도 신통치 않다.
보어(LG) 같은 경우는 너무 성적이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3항을 치는 외국인 타자는 페르난데스(두산.0.321) 단 한 명 뿐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외국인 타자 전성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할 수 있다.
갑자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전문가들은 지난해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A팀 외국인 스카우트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지난 해 마이너리그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투수들은 어깨를 보호하며 쉴 수 있는 장점이 있을 수 있었지만 타자들에게는 타격감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한국을 많이 찾기 때문에 마이저리그서 무려 1년간이나 경기를 뛰지 못했다는 건 대단한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 있던 선수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60경기의 단축 시즌에서 한국에 올 만한 선수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난해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많은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이 특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홈런 부문에서 거의 토종 일본 선수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역시 지난해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한 여파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점차 쓸만한 외국인 선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부진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A구단 단장은 "현지 스카우트를 통해 꾸준히 외국인 선수에 대한 자료를 보고 받고 있다. 그런데 타격이 좀 된다 싶으면 수비가 약해 포지션 문제가 걸리고 수비가 된다 싶으면 타격이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차 시장이 좁아지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수가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밀고 가는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준급 선수를 구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국 야구 수준이 올라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수 외국인 타자들 또한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SSG로맥이나 KIA 터커가 그런 예다. 약점을 철저하게 공략 당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장기간 한국에서 뛴 선수들은 이제 약점이 다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나이도 차고 연륜도 쌓인데다 외국인 타자다. 이제 와서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한국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외국인 타자들이 드러낸 약점을 공략할 수준이 되는 투수들은 얼마든지 많다.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 당하며 타격 커니즘 자체가 흔들리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 거포형일 수록 약점이 많이 노출 된다. 그래서 홈런 부문에서 외국인 타자들의 이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정쩡한 선수로는 KBO리그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국인 타자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성공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졌다. 올 시즌엔 마이너리그 시즌이 정상 운영 됐기 때문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외국인 타자와 동행을 택햇던 구단들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성공 확률이 떨어질 수 있음은 감안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가 결코 만만한 리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팀 전력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외국인 선수 농사. 그 중 외국인 타자 부문은 점차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 육성형 외국인 선수에 대한 필요성이 좀 더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형 투자를 통해 불확실한 카드에 도박을 거는 것 보다는 애초에 한국형으로 키워 쓰는 방법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역대급 외국인 타자 흉작 시대에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DJ소다 “‘오케이’ 백만 스트리밍”…화사한 감사 인증샷 [똑똑SNS] - MK스포츠
- 남문철, 대장암 투병 끝에 별세…향년 50세 - MK스포츠
- 오마이걸 유아, 깜찍+섹시 요정 [똑똑SNS] - MK스포츠
- SM 측 “이수만 불법 자금 운영? 뉴스타파 페이퍼컴퍼니 의혹 사실 아냐”(공식) - MK스포츠
- 김한나 치어리더, 허리 살짝 노출 [똑똑SNS] - MK스포츠
- “필리핀서 마약” 고백은 사실…김나정, 필로폰 양성 반응 [MK★이슈] - MK스포츠
- “가상 부부의 인연에서 진짜 우정으로”… 김소은, 눈물 속 故 송재림 배웅 - MK스포츠
- 황선홍과 어깨 나란히!…‘A매치 50골 달성’ 돌아온 손흥민, 쿠웨이트전 PK 추가골 쾅 → 한국 2-0
- ‘만루포+5타점+호수비’ 김도영 다했다, 360억 괴물 좌완 붕괴…‘곽빈 쾌투→김택연 혼쭐’ 류
- ‘5명 10+득점’ 삼성생명, 개막 4연패 벗어나자마자 연승 성공!…신한은행은 2연패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