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카망베르 젤라토에 하몽 품은 크루아상, 인왕산 라테·플랫 화이트 곁들이면 표현 못할 맛

기자 2021. 10. 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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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이상 이 업계의 '고인 물'로 있다 보니 범상치 않은 집중도를 직업에 투영시켜 자신만의 에너지와 능력으로 만들어내는 전문가를 많이 만나게 된다.

집이 부근인지라 일부러라도 들러 맛을 보게 되는 매력을 지닌 젤라토 전문점이다.

잘 구워진 크루아상 속에 바닐라와 카망베르 두 가지 맛 젤라토를 사이좋게 넣고 향 좋은 올리브 오일, 짭조름한 스페인 하몽, 그리고 통후추로 마무리한 이 맛은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표현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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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더마틴’

15년 이상 이 업계의 ‘고인 물’로 있다 보니 범상치 않은 집중도를 직업에 투영시켜 자신만의 에너지와 능력으로 만들어내는 전문가를 많이 만나게 된다. 트렌드는 이끌려가는 것이 아닌 이끌어가는 것임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그중 젤라토라는 장르에서 단연 돋보이는 색을 보여주는 더마틴의 최근석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시작한 ‘더마틴’은 2020년 말에 인근의 서촌으로 이전했다. 집이 부근인지라 일부러라도 들러 맛을 보게 되는 매력을 지닌 젤라토 전문점이다. 통인시장 건너편 아무런 간판도 없는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ㄷ’ 자형의 중정이 있는 한옥으로 접어들게 된다. 삼삼오오 이 마루 중정에 앉아 즐기는 청량함이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 대표의 재료에 대한 신념은 SNS를 통해서도 깊이 느낄 수 있다. 늘 요리책과 씨름하고 전문수업을 들어가며 손으로 빚어내는 과정과 시도를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이 제품에 그대로 투영된다. 얼마 전부터는 프랑스 비롱사의 밀가루와 레스퀴르 AOP 버터, 상하 유정란을 이용해 카늘레를 굽기도 한다. 비롱사의 밀가루는 특히나 바게트에 사용되는 것을 좋아해서 일본 출장을 가면 늘 비롱 베이커리를 찾아 입천장이 까져도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하곤 했다. 물론 회분율(밀의 도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에 따라 카늘레에 어울리는 제품도 있기에 더마틴 스타일의 카늘레를 다음에는 꼭 맛보기로 마음먹어 본다.

더마틴에 들어서면 오늘의 젤라토가 작은 보드에 적혀 있고 한 컵에 두 가지 맛을 선택할 수 있다. 바닐라와 오일, 카망베르와 오일, 그리고 후추 메뉴가 시그니처로 인기를 끄는 듯하지만 다양한 맛을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내가 좋아하는 더마킨의 ‘원픽’은 바로 하몽 크루아상이다. 워낙에 올리브 오일을 좋아해 매년 직수입한 햇오일을 구해다 샐러드와 아이스크림에 곁들여 먹던 터라 더욱 반가웠던 메뉴다. 잘 구워진 크루아상 속에 바닐라와 카망베르 두 가지 맛 젤라토를 사이좋게 넣고 향 좋은 올리브 오일, 짭조름한 스페인 하몽, 그리고 통후추로 마무리한 이 맛은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표현이 어렵다.

음료의 구성도 허술하지 않다. 기본 아메리카노와 플랫 화이트, 타히티 바닐라 라테 외에 추천하고픈 메뉴는 쑥 젤라토를 넣은 인왕산 라테. 마치 아포가토의 조합 같지만 카페오레의 구성처럼 얼음이 들어가 쑥 젤라토의 형체가 재빠르게 사라지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고민한 기색이 여실한 메뉴가 참 감사하다. 생각을 깊이, 많이 하는 것을 지양하려는 내 삶에 타인의 정성 어린 고민과 실행이 만들어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4-1,

02-738-2299

평일 11:00∼20:00, 주말 12:30∼20:00 (월·화요일 휴무)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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