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의 저주' 막아라.. 中 "거대하고 기괴한 건축물 짓지마"

박준우 기자 2021. 10. 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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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하거나 중국적이지 않은 건물들 치워라.'

중국의 부동산 버블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내린 또 하나의 지침에 따라 그동안 만들어졌던 특이한 건물들에 대해서도 대대적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2014년 시 주석이 베이징(北京) 문학 심포지엄에서 특이한 형태의 건물 건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후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규제에 나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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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우 특파원의 차이나인사이드 - 부동산 버블 단속 나선 시진핑

‘추하거나 중국적이지 않은 건물들 치워라.’

중국의 부동산 버블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내린 또 하나의 지침에 따라 그동안 만들어졌던 특이한 건물들에 대해서도 대대적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쓸데없이 거대하거나 외세적이거나 기괴한 구조물의 제작을 중단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이후 최근 후베이(湖北)성 징저우(荊州)시의 거대 관우상이 지난 6일부터 철거·이전되는 등 중국 내의 무분별한 건축물 지침에 ‘제동’이 걸린 것. 이 가운데 중국의 건축 전문 웹사이트 아키닷컴은 올해 ‘가장 추한 건물 설문조사’를 통해 중국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설문조사는 지난 4월부터 시작돼 현재 최종 후보작 90곳을 놓고 투표가 진행 중이다. 후보작 중 설문조사를 통해 상위 10곳을 추려낸 뒤 전문가들의 평가와 합산, 최종 순위를 정하게 된다. 9월 27일 현재 설문조사에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저장대 아치문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전통 의상을 입은 남녀 형태의 기둥을 한 쓰촨(四川)성 진양(錦陽)시 주황(九皇)산의 유리 현수교(사진)가 2위를, 바이올린 형태를 한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의 교회가 3위에 올라 있다. 그 외 내몽골에 건설된 러시아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 형태의 호텔, 돈을 많이 들여 지었지만 큰 경제적 효과를 얻지 못하는 건물 등이 후보에 대거 올랐다.

이 같은 설문조사가 나오는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미국 CNN은 분석했다. 2014년 시 주석이 베이징(北京) 문학 심포지엄에서 특이한 형태의 건물 건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후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규제에 나서왔다. 특히 지난해 6월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모방 건축물’과 높이 500m 이상 건축물 건설을 제한하는 지침을 전달했고, 올해는 다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운 건축물 건설을 위해 추악한 건물 건설을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정책 문서를 내놓았다. 중국 전통이 반영되지 않은 건물에 대한 규제도 나오는데 실제 2019년 베이징의 유명 고층 빌딩인 ‘차이나 쭌’의 건축을 담당한 건축가들은 “부시장 사무실로부터 ‘충분히 중국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설계를 도중에 수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시 경관 정비 외에도 부동산 버블을 단속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겉은 화려하지만 실속은 없는 초고층 빌딩이 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이에 중국 정부가 고층 빌딩 건설에 열을 올리다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다는 소위 ‘마천루의 저주’를 사전에 막겠다는 것. 실제 헝다(恒大) 사태로 중국 부동산 버블이 터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톈진(天津)에 건설 중인 골딘파이낸스 117 빌딩은 재정적 어려움 속에 여전히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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