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러 갔다가 300개 만들었다..'오징어 게임' 달고나 장인 부부

김자아 기자 2021. 10. 5. 09: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달고나 뽑기를 직접 만든 가게./뉴시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온 달고나 뽑기가 전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속 달고나를 직접 만든 ‘달고나 장인’ 임창주씨 부부가 ‘오징어 게임’ 방영 후 손님이 늘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달고나를 직접 제작한 임씨와 아내 정점순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요즘에 손님이 많아 줄을 선다”며 “오징어 게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임씨 부부는 대학로에서 25년째 달고나 뽑기 장사를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넷플릭스 관계자가 부부를 찾아와 달고나 시연을 부탁했다. 임씨는 “운이 좋았다”며 “두 개 만드니까 와서 촬영 해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초 임씨는 달고나를 만드는 역할 연기자로 촬영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다른 데서 주문한 달고나가 장마철 습도 때문에 녹아버려 감독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며 “그래서 (달고나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임씨 부부는 현장에서 소품실 관계자 두 명과 함께 300개 가량의 달고나를 즉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임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에 5㎏을 만들었다. 어마어마 한 것”이라며 “얇고 타지 않게, 모양을 일정하게 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했다. 부인 정씨는 “소품 관계자가 ‘세모 몇 개’ ‘동그라미 몇 개’ 그런 식으로 연락이 왔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만드는 데 2분 안 걸린다”며 1분30초에 하나씩 달고나를 찍어냈다고 부연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혜화동 대학로의 한 달고나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 달고나 가게 주인은 '오징어 게임' 촬영 현장으로 가서 직접 달고나를 만들었다. / 오종찬 기자

임씨 부부는 ‘오징어 게임’ 공개 후 바빠진 일상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들 부부는 “손님이 엄청 많이 늘었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고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했다.

임씨는 “지금은 하나에 2000원을 받는다”며 “(제일 인기 있는 모양은) 요즘 우산이다. 어려운데 제일 많이 한다”고 했다.

달고나 뽑기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코로나 때문에 (침을 발라 하는 방법은) 안 된다”며 “바늘을 (불에) 달궈서 가장 깊게 찍은 데를 살살 녹이는 게 팁”이라고 했다. 이어 “(찍는 힘이) 일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임씨 부부가 처음부터 달고나 뽑기 장사를 했던 건 아니다. 임씨는 “25년 전에 양복점을 20년 이상 하다가 경기가 안 좋아졌다”며 “그러다 어느 날 달고나 뽑기 장사하는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당시 돈 3만원 가지고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과거엔 김동현 전 부총리, 배우 출신 임동진 목사 등 유명인들도 임씨 부부의 가게를 찾아와 달고나를 사 먹기도 했다고 한다. 임씨는 “대학로 주위에서 장사하는 사장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며 “그랬기 때문에 거기에 자리를 잡고 (장사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