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억지웃음, 돌아앉아서는 군비증강"..연락선 복원에도 南 비난하는 北선전매체들

김선영 2021. 10. 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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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4일 군 관계자가 대북 직통선 전화기로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남북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이후에도 북한 선전매체들의 남측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 발전을 언급하며 남한 정부를 향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일의 메아리’는 5일 리철룡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 기고문을 싣고 “북남(남북)관계를 발전시키자면 남조선 당국이 민족자주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남관계 개선은 그 누구의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며 누구의 도움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족 내부 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을 허용하면 오히려 복잡성만 조성되고 언제 가도 민족문제를 우리 의사와 이익에 맞게 해결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모든 문제를 우리민족끼리 해결해나갈 때만이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통일연구원은 노동당 대남기구인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다.

남측의 군비증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이날 ‘대화와 평화의 진짜 의미는’이라는 글을 통해 남측의 군사훈련과 첨단 무기 도입을 비판했다. 이어 “현실은 남조선 위정자들이 불어대는 귀맛 좋은 대화와 평화 타령이 대화 상대인 우리를 안심시키고 저들의 불순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간을 얻으려는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결국 그들이 운운해온 대화와 평화의 진짜 의미는 동족대결과 침략전쟁 그 자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앞에서는 억지웃음을 짓고 돌아앉아서는 동족을 해치기 위한 무력 증강과 군비 확장, 전쟁 연습에 매달리는 남조선 군부의 행태는 오늘 조선반도의 평화를 파괴하는 전쟁사환군, 평화교란자가 과연 누구인가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문제 삼으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굴종의 대가는 치욕뿐’이라는 글에서 “얼마 전 미국에서 남조선과 일본의 외교수장들 사이에 회담이 진행됐다”며 “회담에서 일본외상은 과거사문제 해법은 남조선에서 내놔야 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다 못해 ‘책임적인 자세를 가지고 과거사 문제 해결에 적절히 대응하라’고 훈시질까지 해댔다”고 지적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한편 남조선은 쌍방이 강제징용 피해자 및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한 해결 방도를 찾기 위해 협의를 가속화해나가야 한다, 일본의 대남수출규제조치가 조속한 시일 내에 철회되기를 바란다, 인적교류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등으로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구걸해 나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남조선의 태도는 피의 죗값을 받아내야 할 천년숙적에게 머리를 숙이고 애걸복걸한 용납 못할 친일 굴종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통신선이 연결된 전날에도 ‘파렴치한 이중적 행태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외세의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적극 추종하며 반공화국 대결 책동에 매달리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당시 북한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과 열차에서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을 놓고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력 강화조치를 ‘도발’로 걸고 들었다”며 “판에 박힌 반공화국 공조 타령이 또 울려 나왔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현재의 불안한 남북관계는 “남조선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과 북침 공조, 무분별한 무력 증강 책동에 전적으로 기여한다”며 남측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앞에서는 평화를 광고해대면서 뒤에 돌아앉아서는 외세와 야합해 북남관계를 파국에 몰아넣는 위험천만한 대결 책동에 기를 쓰고 있다”며 “파렴치한 이중적 행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북한 선전매체의 남측 비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은 통신선 복원 이틀째인 이날도 통화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북한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에 이어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 호출에도 응답했다. 북한은 지난 7월27일 13개월 만에 통신선을 전격 복원했다가 8월10일 한·미 연합훈련 개시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통신연락선을 재단절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통신선 복원을 공개 약속했고, 이에 따라 전날 55일 만에 다시 통신연락선을 재복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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