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과 집콕이 부른 'VDT증후군' 삶의 질 저하시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재택근무·집콕생활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디지털 전자기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 VDT(Visual Displa Terminal)증후군이 유발되기 마련이다. 일명 ‘디지털 질병’으로서 오랜 시간 PC를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에게 나타나는 일종의 직업병이다. 예전에는 컴퓨터를 쓰는 직업군에 한해서만 나타났으나 지금은 컴퓨터를 다루지 않는 사람이 드물고 사용량도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나 직군·성별·연령에 관계없이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VDT증후군은 거북목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근막통증증후군·안구건조증 등의 다양한 증상을 초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오래 두면 근골격계, 신경계 등에 이상을 초래해 정교한 동작을 취하는 데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미세한 통증이 악화돼 만성화될 수 있다.
VDT증후군의 다양한 증상 가운데 가장 많이 진단받는 게 근막통증증후군과 손목터널증후군이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막에 통증 유발점이 생겨 병변 부위 주변에 통증이 퍼진다. 대개 어깨, 목 주변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마우스 및 키보드 등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발생한다. 손가락의 감각과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말초신경이 수근관에 의해 눌리면서 발생한다. 손목통증을 비롯해 손가락이 저릿하거나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이들 질환을 단순히 과로로 생긴 근육통으로 생각하다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생각해 파스나 찜질 등의 자가치료, 또는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정보에만 의존한 채 근본적인 치료를 미루면 근육과 인대는 물론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 증상 등 기능적인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VDT증후군에 따른 증상들은 당장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주지 않지만 방치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VDT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컴퓨터 및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원인을 파악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VDT증후군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관건은 흔히 ‘담 결렸다’고 하는 근육통증의 여부, 눈의 불편감(안구건조증) 여부, 인터넷중독성 또는 불가피한 인터넷 장기사용 여부, 편두통·불규칙한 식사·인스턴트 식품 남용 등 잘못된 환경 및 습관 형성 등의 유무 등이다.
문진을 통해 VDT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면 가장 우선시되는 치료가 컴퓨터 사용 중지다. 불가피하다면 1시간 컴퓨터 작업에 최소 10~15분은 휴식을 취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준다. 가능하면 몸에 부담이 적은 인체친화적인 마우스나 키보드를 사용하고 규칙적인 환기나 야외활동으로 좋은 공기를 마셔야 한다. 직접적인 치료는 통증유발점에 국소마취제 등으로 근육을 이완하고 통증을 소멸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를 얻고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더 근본적인 치료로 등장한 게 전기자극치료다.
그 중 호아타요법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이 주입시켜 병변 부위의 마비된 세포에 전기자극을 가해 대사를 촉진하고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도와주는 치료법이다. 통증이 발생하는 세포는 음전하가 부족한 상태고 건강하지 않다.
심영기 원장은 “호아타요법으로 세포에 부족한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는 치료를 수년간 시행해본 결과 VDT증후군의 증상 개선은 물론 재발 방지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세포에 부족한 전기를 충전하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가 증가하고 ATP 생산이 늘어나면서 면역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인체에 유해한 림프슬러지까지 배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맞춤영양 수액주사로 환자의 몸에서 고갈된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아미노산), 필수지방산 등을 보충해주면 세포의 회복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컴퓨터 사용 시 흐트러진 자세를 장기간 유지하면 VDT증후군이 심화되므로 자세교정에 우선을 둬야 하며, 수시로 어깨와 목, 손목, 팔목을 돌리면서 스트레칭을 해주라”고 권고했다. 이어 매 2시간마다 30분 정도 환기를 시켜주면서 적정한 온도 및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VDT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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