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분 여니, 여러 관들 미로처럼 연결..룩소르 닮은 합천 삼가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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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경남 합천 삼가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5일 밝혔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고분의 입지, 봉분 규모, 매장주체시설의 수, 부장품 품목 구성 등에서 고분군을 형성한 집단의 사회 위계를 짐작할 수 있으며,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중엽에 다수의 매장시설이 중첩 확장된 구조인 '삼가식 고분'의 분포 범위를 통해, 가야 내륙지역 정치체의 규모와 존재 양상 등을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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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양식, 토기 형태 변화상 한 곳에 남아
원삼국시대 부터 7세기 가야멸망때 까지 흔적
한 봉분 여러 관 넛널로 연결, 왕가의계곡 느낌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경남 합천 삼가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5일 밝혔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330여기의 고총고분이 조영된 가야 내륙지역의 중심 고분군이다.
1~7세기 사이 널무덤(목관묘) → 덧널무덤(목곽묘) → 구덩식돌덧널무덤(수혈식석곽묘) →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에 이르는 가야 고분의 구조, 규모의 변천 과정과 더불어, 외형과 부장품 품목 구성의 변화를 통하여 가야 내륙지역에서 가야 소국으로의 정치체 성립과 성장, 발전, 소멸의 전 과정을 드러내는 역사 학술 가치가 뛰어난 유적이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고분의 입지, 봉분 규모, 매장주체시설의 수, 부장품 품목 구성 등에서 고분군을 형성한 집단의 사회 위계를 짐작할 수 있으며,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중엽에 다수의 매장시설이 중첩 확장된 구조인 ‘삼가식 고분’의 분포 범위를 통해, 가야 내륙지역 정치체의 규모와 존재 양상 등을 추정할 수 있다.
삼가식 고분이란 하나의 봉분에 다수의 매장시설이 설치된 고분이다. 즉, 한 봉분 안에 돌덧널을 추가 조성할 경우 기존의 봉분 일부를 절개하여 새로운 매장시설을 만들고 이러한 매장행위가 반복되면 거대한 하나의 봉분이 형성된다. 삼가식 고분은 이러한 방식으로 봉분 5m 내외인 다수의 고분들이 짧은 시차를 두고 중첩 확장된 구조이다.
거대한 봉분을 여니 관들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다. 규모 면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이집트 룩소르 왕가의 계곡 무덤처럼, 관 하나 넣고 통로(덧널)을 만든 뒤 가족 등 다른 관계인들의 관을 순차적으로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토기 양식의 변화를 보면 소가야 양식 토기와 대가야 양식 토기가 병존하다가 6세기 전반부터는 대가야 양식 토기가 부장되어 있다.
1~7세기에 걸쳐 고식 와질토기 → 신식 와질토기 → 고식도질토기 → 소가야 양식 토기 → 대가야 양식 토기로의 점진적인 변화상이 뚜렷하여 가야의 문화 변천과 특정 가야로의 문화적 귀속을 보여준다.
와질토기란 원삼국시대에 유행한 토기로 기와와 비슷한 색조의 약간 무른 토기. 기원전 1세기의 고식 와질토기와 기원후 2세기에 출현한 신식 와질토기로 구분된다.
고식도질토기는 4세기대를 중심으로 영남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통모양굽다리접시, 화로모양그릇받침, 손잡이달린잔이 대표적 기종이다.
소가야양식 토기는 고성, 진주 등 경남 서부지역에 폭넓게 분포한다. 굽다리접시, 수평입항아리, 원통모양그릇받침이 대표적 기종이다.
대가야양식 토기는 고령, 합천지역을 중심으로 분포. 대가야의 세력확장으로 전남 동부지역과 경남 동부지역 등에서도 확인된다. 굽다리접시, 뚜껑있는 긴목항아리와 세로띠장식의 대형통모양그릇받침이 대표적 기종이다.
이처럼 합천 삼가 고분군은 소가야, 대가야, 아라가야와 신라지역의 토기가 다양하게 출토되고, 제가야와 신라 토기 특성이 융합된 토기들의 생산 양상, 삼가식 고분의 축조방식 등을 통해 가야권역 내륙지역 정치체의 변천이 잘 드러나는 유적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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