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무아지경에 빠졌던 전반기..1승만 더 하고 싶어요"

2021. 10.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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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무아지경에 빠져 골프를 했다면, 후반에는 그에 비해 좀 해이해지기도 했던 것같아요. 지난주 컷탈락이 약이 됐어요. 저를 다시 재정비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박민지는 "대상이 박빙이더라. 타이틀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골프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사실 상금왕보다 대상이 욕심난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실력을 발휘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기 때문에 그런 것같다"며 대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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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박민지, 3개월간 6승→3개월간 무승 '주춤'
대상 포인트·상금 부문서 장하나에 추격 당해
7일 개막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반등 기회
"지난주 컷탈락이 약 됐다..대상은 꼭 갖고파"
"신지애 언니 대단하다는 생각..1승만 더 했으면"
박민지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전반기 무아지경에 빠져 골프를 했다면, 후반에는 그에 비해 좀 해이해지기도 했던 것같아요. 지난주 컷탈락이 약이 됐어요. 저를 다시 재정비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세’ 박민지(23)가 이를 악물었다. 3개월 간 꽉 막혀 있던 우승 물꼬를 다시 터야할 때가 왔다는 판단이다. 지난주 컷탈락이 그를 깨웠다. 다시 박민지다운, 빈틈없이 단단한 골프로 우승 시동을 걸겠다는 각오다.

무대는 오는 7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되는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다.

박민지에게는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전반기 3개월 간 6승을 휩쓸며 압도적인 활약을 보이다 이후 3개월 간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7월11일 대보 하우스디 오픈이 마지막 우승 대회다. 성적이 나쁜 건 아니었다.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위,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6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4위로 꾸준히 상위권을 지켰다.

하지만 ‘어우박’(어차피 우승은 박민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던 전반기 만큼의 존재감은 아니었다. 올시즌 개막 때 41위로 시작했던 세계랭킹은 7월 14위까지 치솟았다가 5일 현재 17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허리통증으로 2개 대회를 건너뛰고 복귀한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의 컷탈락이 스스로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민지 [KLPGA 제공]

박민지는 4일 헤럴드경제에 “지난주 컷탈락이 약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하반기에도 잘하고 있는데 상반기에 비해 좀 아쉬운 성적이 많았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컷탈락을 한 게 약이 된 것 같다. 덕분에 나를 다시 돌아보고 기본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했다.

상반기 때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흔들리거나 달라진 점은 없다고 하면서도 하반기 우승이 없는 데 대해선 이렇게 분석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그때는 진짜 무아지경으로 골프에만 빠져서 그 흐름을 탔던 것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이미 6승을 한 선수다’라는 생각이 머리에 들어오더라고요. 6승이 대단한 성적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위험했던 것도 같아요. 이젠 보상을 받아도 된다는 마음이 들면서 조금 해이해지기도 했고요. 아직 시즌이 끝나진 않았지만 올해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박민지는 시즌 상금 13억 3330만 7500원을 기록하며 박성현이 2016년 기록한 KLPGA 투어 한시즌 최다상금(13억3309만원) 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신지애가 갖고 있는 시즌 최다승(9승)에는 아직 3승이 모자르다. 올시즌 남은 대회는 6개. 박민지는 “내려놓았다”고 했다.

“상반기 끝나고 대회가 많이 남아 있어서 저도 사실 기대했거든요. 최선을 다해보기는 하는데 아쉽지만 그 부분에서는 마음을 좀 내려놓고 있어요. 신지애 언니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대상 포인트와 상금 부문에선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상반기 선두를 달렸던 평균타수와 그린적중률, 페어웨이 안착률 등에선 대부분 1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대상 부문에선 556점으로 장하나(542점)에 턱밑까지 추격당하고 있다.

박민지는 “대상이 박빙이더라. 타이틀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골프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사실 상금왕보다 대상이 욕심난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실력을 발휘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기 때문에 그런 것같다”며 대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컨디션은 다시 좋아졌어요. 이번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비롯해 남은 시즌 정말 잘하고 싶어요.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우승이요? 1승만 더 했으면 좋겠어요!”

박민지 [KLPGA 제공]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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