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뜻을 담아 56년 인장 외길 인생
[KBS 부산] [앵커]
반세기 넘게 한 길만을 걸어 온 도장 장인이 있습니다.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매일이 새롭다는 장인, 아직도 서너 시간씩 걸리는 수제 도장만을 고집하고 있는데요,
부산의 노포를, 공웅조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부산 원도심에 자리 잡은 도장 가게.
시간이 멈춘 듯 만든 지 수십 년 된 낡은 간판이 눈에 띕니다.
한 사람 간신히 들어가는 작업실에는 인장 장인 정천식 씨가 있습니다.
17살 청년이 73살 머리 희끗한 노인이 될 때까지 56년간 인장과 문패만 새기는 외길 인생을 걸어왔습니다.
[정천식/인장(도장) 장인 : "나는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일신우일신' 매일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매일 새롭습니다. 지금 이 시간은 새로운 걸 만든다고 하고 있어요."]
기계로 5분이면 뚝딱 도장을 만드는 요즘 시대.
굳이 조각도 하나로 길게는 서너 시간을 파야 하는 수제 도장만 고집합니다.
[정천식/인장(도장) 장인 : "자기 이름은 날 대신하는 것이거든요. 이름에 맞는 인장은 이름에 따라 안 좋은 사람은 방비를 해놓고, 이름의 획수에 따라서 획수가 부족하면 채워 넣고."]
오로지 손끝에만 집중해 딸을 시집 보내는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도장을 판다는 정천식 씨.
아직도 청춘이기 때문에 30년은 더 이 일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정천식/인장(도장) 장인 : "일요일도 나와서 하루종일 공부를 해요. 그 공부가 나는 내 스스로 자신에게 말하지만 행복합니다. 난 행복지수는 다른 게 없습니다. 천직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합니다. 그러니 재밌어요."]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공웅조 기자 (sal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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