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감독 체제 IBK..5년 만에 챔프 탈환 가능할까? [V리그 개막특집]

최현길 기자 2021. 10. 5.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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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IBK 기업은행
2021~2022시즌 V리그가 10월 16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아직 일상 복귀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남녀부 14개 구단은 구슬땀을 흘리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배구담당기자들이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각 구단의 훈련장을 찾았다. 비 시즌 훈련의 성과와 새로운 퍼즐 맞추기의 결과, 각 팀의 장단점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5년 만에 정상 탈환이 목표

2011년 창단된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여자부 막내였다. 경기도 화성이 연고인 IBK는 단기간에 강팀으로 발돋움한 케이스다. 과감한 투자를 앞세워 챔프전 우승 3차례와 통합우승 1회 등으로 명문구단의 반열에 올랐다. 위기도 있었다. 2018~2019시즌부터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2019~2020시즌엔 창단 후 가장 낮은 순위인 5위에 그쳤다.

IB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며 3년 만에 봄 배구 무대를 밟았다. 자유계약선수(FA) 김희진과 김수지를 잔류시켰고, 세터 조송화를 영입하는 등 전력 강화에 공을 들인 결과였다. 러시아 출신 라자레바의 역할도 컸다. 하지만 흥국생명에 패하면서 PO에서 탈락했다. IBK는 4월 서남원 감독(54)을 영입해 2021~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단 하나, 2016~2017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프전 정상 등극이다.

IBK 기업은행 서남원 감독. 사진제공|IBK 기업은행
베테랑 서남원 감독에 대한 기대감

서남원 감독은 남녀배구를 오가며 V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1990년 중반부터 삼성화재, GS칼텍스, 대한항공 등에서 코치를 맡았다. 특히 신치용 감독을 뒷받침하며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2013~2014시즌 한국도로공사 지휘봉을 잡아 처음 감독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2016년 부임한 KGC인삼공사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1년 4개월만의 야인 생활을 거쳐 이번에 3번째 여자팀 사령탑이 됐다.

서 감독은 소문난 덕장이다. 또 소통에 능하다. 선수와 소통이 되어야 신뢰가 쌓인다고 믿는다. 배구단 내부규정도 선수와 함께 만든다. 숙소생활과 훈련 등에서 어긋난 행동을 할 때 매기는 벌칙을 선수들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했다. 서 감독은 “매사에 일방적인 것은 없다. 선수들과 얘기를 해서 만든 규칙”이라면서 “규칙을 어길 경우 팀워크가 깨지는데,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 서로가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K는 전통적으로 공격적인 색깔이 뚜렷한 팀이다. 창단 때부터 그랬다. 레프트 쪽이 조금 약해진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내세울 건 공격이다. 서 감독은 수비 쪽만 보강하면 탄탄한 전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선수 개개인의 구성은 좋지만 경기력이 안 좋을 때 쉽게 무너지는 위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비는 기본이다. 팀이 들쭉날쭉 하지 않고 경기력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비력 보강이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 감독이 특히 강조하는 건 ‘서브 리시브’와 ‘수비 조직력’이다. 그는 “서브리시브에 중점을 두면서, 매 순간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IBK 기업은행 선수단. 스포츠동아DB
화려한 멤버

IBK의 선수구성은 화려하다. 헤어밴드가 인상적인 김수지와 창단 멤버 김희진이 센터를 맡는다. 이들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4강 진출에 큰 역할을 했던 베테랑들이다. 기량이나 경험 모두 정상급이다. 김현정과 최정민이 뒤를 받친다. 특히 2020~2021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입단한 최정민은 지난 달 열린 코보컵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세터는 조송화가 주전이다. V리그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세터다. 팀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스타일이다. 국가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탈리아)이 선호하는 빠른 플레이는 아니어서 대표팀에 선발되지는 않았지만, 기량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레프트는 표승주와 김주향이 중심이다. 체력조건이나 공격력 모두 수준급이다. 하지만 둘 다 정통 레프트는 아니다. 학창시절 센터를 보다가 포지션을 바꿨다. 그러다보니 서브 리시브가 조금 어설프다. 최수빈, 박민지, 육서영, 양유경 등은 백업 요원들이다.

신연경은 이번 시즌이 리베로 2년차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IBK 유니폼을 입은 그의 포지션은 레프트였다. 이후 2014년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뒤 지난 시즌 다시 IBK 유니폼을 입었다. 달라진 건 포지션이다. 처음으로 리베로를 맡았다.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좋은 그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서남원 감독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IBK 기업은행 라셈. 사진제공|IBK 기업은행
외국인 라셈에 대한 기대 국내 무대에서 외국인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IBK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외인은 레베카 라셈(191cm)이다. 미국 출신인 라셈은 6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2020~2021시즌에는 이탈리아 2부 리그에서 뛰었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데,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지난 시즌 활약한 안나 라자레바보다는 기량 면에서 뒤진다는 평가다. 라자레바는 지난 시즌 대부분의 공격지표에서 상위권에 들만큼 출중했다. 라셈이 그 정도 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라셈은 7월 말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아직까지 손발이 맞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실력이 부쩍 늘었다는 게 서남원 감독의 평가다. 그는 “처음엔 세터와 호흡이 맞지 않아 타점이 들쭉날쭉했는데, 지금은 안정감을 찾았다.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아울러 스파이크에 파워가 실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라셈에 대한 동료들의 판단도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었다. 서 감독은 “아직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용인|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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