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걱정에, 부항 떠서 백신을 뽑아낸다고?.. 황당 해독법 논란

김자아 기자 2021. 10. 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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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작용 관련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글. /네이버 카페

코로나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일부 접종자들 사이에서 접종 직후 부항 시술을 받으면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이른바 ‘백신 해독법’이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는 헬마우스 임경빈 작가가 출연해 최근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백신 해독법 관련 내용을 다뤘다.

앞서 네이버 카페 ‘코로나 백신 부작용 피해자 모임’에는 “백신 접종 즉시 한의원 가서 부항 뜨는 거 어떨까요. 어깨, 팔 위주로 피를 빼는 거에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를 본 카페 회원들은 “백신이 15분이면 온몸에 퍼진다고 본 것 같다. 백신 맞고 재빨리 한의원가서 부항으로 뽑아내야 할 것 같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좋겠다” 등 의견을 나눴다.

임 작가는 “유럽이나 미국 등 백신 의무화 직장 때문에 꼭 맞아야 하는데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맞고 바로 뽑아내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국내 거주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고 했다. 그는 “차에서 노끈으로 팔을 묶고 셀프로 부항을 떴더니 부작용이 하나도 없었다” “접종 하루 전에 접종 부위를 세게 때려 피멍을 들게 하면 주사를 맞아도 주사액이 빨리 퍼지지 못한다” 등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백신 해독법’ 일부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방송 내용. /MBC

이 같은 주장에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예인 한의사는 “(부항으로) 어혈을 뽑는다고 하는 개념은 몸속 국소 부위에 독이 있어서 독을 밖으로 뽑아낸다는 느낌보다는 어혈이라는 상태를 풀어주는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서울의 모 한방 병원 원장은 “(부항으로 백신액이) 뽑혀 나오지 않는다. 맞는 즉시 다 퍼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근육에 인젝션(직접 주사하는) IM 방식이기 때문에 (주삿바늘을) 찌르는 즉시 다 퍼지기 시작한다”며 “지방층에 부항을 하기 때문에 부항을 한다고 근육(에 주사한 백신액)이 뽑혀 나오진 않는다”고 부연했다.

‘백신 해독법’을 추구하는 이들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백신을 몸에 더 빨리 퍼지게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혜진 원장은 “부항은 상처 부위에 일부러 염증을 일으켜 조금 더 빨리 낫게 하는 원리”라며 “주변에 혈류량이 많아져 (백신액이) 더 빨리 흡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혼자 집에서 부항을 뜨다가는 2차 감염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는 게 한의사들의 공통적 의견”이라며 “백신 부작용을 걱정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되지만, 우리 자신과 사회 안전을 위해 여건이 되는 한 최대한 빨리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문가들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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