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G20 때 한·일 대면 정상회담 불발

김청중 2021. 10.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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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日 총리 취임 첫 회견서
"31일 총선 실시.. G20 화상 참석"
한국 언급 전혀 안해 여전히 냉랭
김정은과는 직접대화 의사 재확인
내각 '넘버2' 관방장관 아베 인사
수출규제 등 다룰 경제산업상도
유임 모테기 외상 여전히 고압적
내각 21명 중 18명 우익단체 회원
文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 서한
사진=교도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일본 총리가 4일 제100대 총리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달 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불참할 뜻을 밝힘에 따라 한·일 대면 정상회담 조기 개최가 어려워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의원(하원) 총선(31일)과 이탈리아 로마 G20 정상회의(30∼31일) 일정이 겹친 것과 관련해 “리모트(원격)로 참가가 가능한 기술을 사용해 일본의 발언과 존재감을 나타내려고 한다”고 화상회의 형식으로 참가할 뜻을 시사했다. G20 정상회의 계기의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향후 양국 관계를 전망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날 오후 9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모두 발언과 15개 질의·응답에서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아 한국에 대한 일본 측의 냉랭한 분위기를 보여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뜻을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정치 체제를 고려할 때 톱(정상) 회담이 중요하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마주 대할 각오”라고 자민당 총재 선거 중 밝힌 북·일 정상회담 의사를 다시 확인했다. 첫 정치적 시험대인 중의원 총선과 관련해선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상원) 총리 지명 선거에서 각각 연립여당인 자민당·공명당의 지지로 총리로 선출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4일 도쿄 중의원(하원)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과반을 득표해 새 총리로 선출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한 아베 전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에 대한 보은인사 성격의 각료 인선을 발표했다.

기시다 내각 각료 20명 가운데 17명이 새로 입각(재입각 포함)했으며 그중 13명이 최초 입각이다. 여성은 총재 선거 경쟁자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소자화(少子化·저출산)담당상 등 3명이 기용됐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보다 1명 많다.

기시다 총리는 노장청(老壯靑) 조화와 다양성 확보를 부각하려고 했으나 실제는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를 중핵으로 하는 우익 주도 내각임이 드러났다.

특히 한국 관련 업무와 직결되는 당정(黨政) 7개 주요 포스트에 반한(反韓) 성향의 우익 강경파가 포진했다. 7개 직책은 내각의 관방(官房)장관, 외무상, 방위상, 문부과학상, 경제산업상, 경제안보상과 자민당의 정무조사회장(당 정책위원회 의장 격)을 꼽을 수 있다.
내각 넘버 2이자 ‘일본의 입’ 역할을 하는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아베 전 총리가 주도하는 보수의원 모임 창생일본 소속이면서 무라야마담화(아시아 주변국 침략 사죄)와 고노담화(일본군위안부 문제의 강제성 인정)를 부정하고 있다. 2007년 6월 미국 하원이 ‘일본의 위안부문제 사죄 요구 결의’를 채택하기 직전 아베 전 총리, 기시 방위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 등 당시 우익 성향 국회의원 39명이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의견 광고를 미국 신문에 게재할 때 참여했다. 초·중·고 교과서 문제가 주요 업무인 스에마쓰 신스케(末松信介) 문부과학상도 창생일본 소속이다.

아베 전 총리의 대표적 측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은 경제산업상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화이트 리스트(수출우대조치국) 배제 문제를 다룬다.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신설 경제안보상은 우익 성향의 3A(아베·아소·아마리) 일원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간사장이 좌장으로 있던 당 경제안보모임(신국제질서창조전략본부)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유임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2019년 9월 취임 후 한국에 고압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역시 잔류한 아베 전 총리 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최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IOP) 구상을 홍보하는 자위대의 영어·프랑스어 동영상에서 경북 울릉군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자민당에서 한국 관련을 정책을 총괄 조정할 다카이치 정조회장도 무라야마·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있으며 이번 총재 선거에서 노골적 극우 행보를 보였다.

세계일보가 기시다 총리와 각료 20명을 포함한 내각 구성원 21명을 분석한 결과, 공명당 소속인 사이토 데쓰오(齊藤鐵夫) 국토교통상 등 3명을 제외한 18명이 우익 3단체(일본회의·신도정치연맹·다함께야스쿠니신사에참배하는국회의원모임) 중 한 곳 이상의 회원이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이도형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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