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이재명의 대장동 프레임 전쟁과 오징어 게임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실시된 선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견고하다. 오히려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리서치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에서 자체적으로 지난 9월 27~2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7명 무선면접원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28.8%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 물어본 결과 이재명 후보 29%, 윤석열 후보 17%, 홍준표 후보 14%, 이낙연 후보 9%로 나타났다. 대장동 개발 의혹 이후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와 12%포인트 차이, 이낙연 후보와 20%포인트 차이가 나왔다. 특히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와 격차는 직전 조사보다 더 벌어진 결과로 나타났다.
대장동 개발 의혹은 선거를 앞둔 최대 이슈다. 윤석열 후보를 향한 고발 사주 의혹이 있지만 대장동 개발 의혹 이슈에 범접하지 못한다. 검찰 의혹 이슈가 국민들에게 중요하고 대선 후보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최대한 빠른 시간내 진상 규명되어야할 사안이지만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에 대장동 개발 의혹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이슈’다.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하며 받은 50억원은 MZ세대를 비롯해 전 국민이 경천동지할 일이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검찰의 체포이후 수사과정에서 전격 구속되었다. 정영학 천화동인 제 5호 실소유주는 지난 2년 간 화천대유의 김만배 대주주와 유 전 기획본부장 사이의 대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하루가 다르게 관련된 뉴스가 특종으로 보도될 정도로 대장동 개발 의혹과 화천대유 논란은 온 국민이 집중하는 현안이 되었다. 이 정도의 관심이라면 대장동 부동산 이슈는 대통령 선거 본선까지 연결되는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셈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의 폭발성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지지층이 더 결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프레임 전쟁’이기 때문이다. 프레임 전쟁은 우선 유력후보에게 발생하는 구조다. 여권 내 가장 유력한 이재명 후보에게 벌어지고 있는 의혹이지만 이 후보와 관련되었다는 직접적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여야간 공방 속에서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공격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측은 대장동 개발 관련 돈을 챙긴 사람은 토건비리세력과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의힘 게이트’로 맞받아치고 있다. 프레임 전쟁은 이처럼 진영의 입장이 대립하기 때문에 내용에서 어느 한쪽으로 규명되지 않는다. 중요한 점은 시간이다. 여당은 곧 후보가 결정되고 국민의힘 또한 한 달 여 후에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아무리 수사에 적극적으로 매달려도 짧은 시간에 진위가 밝혀지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지층은 더 결집하는 ‘프레임 전쟁’이 벌어진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채널을 통해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도 ‘오징어 게임 드라마에 관심이 있다’고 밝힐 정도로 지구촌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감대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오징거 게임’ 등 구조적인 게임을 통해 일확천금을 꿈꾼다. 극 중에 등장하는 ‘줄다리기 게임’은 마치 대선의 프레임 전쟁과 닮아있다. 자기 진영의 승리를 위해 구성원들은 개인 판단을 미루고 전체의 이익에 더 결집하게 된다. 선거는 꼭 이겨야 정권을 차지하게 된다. 정권을 확보하는 쪽은 ‘오징어 게임’처럼 최종 승자 1인이 아니더라도 집단적으로 승리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진영간 대결 구도는 더 처절해진 양상이다. 바로 ’오징어 게임‘같은 대선 프레임 전쟁이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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