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볼넷 눈앞' 정은원, 20년 전 류지현 넘어 1번타자 신기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볼넷왕' 정은원(21·한화)이 KBO리그 1번타자 역대 최다 볼넷 기록을 세웠다.
이 부문 2위 강백호(KT·90개)에 7개차 앞선 리그 1위로 2016년 한화 김태균(108개) 이후 5년만의 100볼넷에 3개만 남긴 정은원은 1번타자 역대 최다 기록도 갈아치웠다.
100볼넷 타자들은 전부 다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정은원은 볼넷에 있어 교타자의 불리함을 딛고 1번타자 최초 100볼넷이 눈앞에 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이상학 기자] '볼넷왕' 정은원(21·한화)이 KBO리그 1번타자 역대 최다 볼넷 기록을 세웠다. 20년 전 류지현(50) LG 감독의 기록을 깼다.
정은원은 지난 3일 광주 KIA전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시즌 97번째 볼넷. 이 부문 2위 강백호(KT·90개)에 7개차 앞선 리그 1위로 2016년 한화 김태균(108개) 이후 5년만의 100볼넷에 3개만 남긴 정은원은 1번타자 역대 최다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류지현 LG 감독이 갖고 있는 96개. 지난 2001년 LG 소속이었던 류지현은 129경기에서 볼넷 96개를 골라내며 삼성 이승엽과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그해 류지현은 2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80경기를 출장했지만 1번 타순에서도 40경기를 나왔다. 7번 타순에서 4경기, 9번 타순에서 5경기를 출장했다.
풀타임 1번타자는 아니었지만 1~2번 테이블세터형 타자로는 최다 볼넷 기록을 갖고 있었다. 고의4구가 전무한 순수 볼넷이었다. 그해 류지현은 규정타석 47명 중 타율 33위(.283)였지만 출루율은 10위(.411)에 랭크됐다. 타율보다 1할3푼 가까이 높은 출루율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홈런도 9개나 넘겼다.
그로부터 20년 만에 정은원이 97볼넷으로 류지현의 96볼넷을 깼다. 정은원도 시즌 타율은 규정타석 53명 중 29위(.283)로 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볼넷을 앞세워 출루율은 6위(.409)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년 전 류지현에 비해 출루율의 가치가 높은 시대에 뛰면서 '볼넷왕'으로 꾸준히 조명을 받고 있다.
이제는 1번타자 최초 100볼넷을 바라본다. 역대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 100볼넷은 모두 16차례. 1992년 최초 100볼넷 시대를 연 장종훈과 김기태를 비롯해 양준혁, 이승엽, 심정수, 김태균, 최준석, 김현수, 트레이시 샌더스, 펠릭스 호세, 클리브 브룸바, 에릭 테임즈 등 전부 3~5번 중심타순에 배치된 장타형 타자들이었다. 100볼넷 이상 타자 중 최소 홈런은 2006년 삼성 양준혁의 13개. 100볼넷 타자들은 전부 다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정은원은 올 시즌 홈런 5개로 거포형 타자는 아니다. 대개 장타자가 교타자에 비해 볼넷이 많은데 큰 것을 맞지 않기 위해 투수들이 보다 조심해서 승부하기 때문이다. 고의4구도 장타자가 교타자보다 월등히 많다. 정은원은 볼넷에 있어 교타자의 불리함을 딛고 1번타자 최초 100볼넷이 눈앞에 왔다. 고의4구는 단 1개로 나머지 96개는 전부 카운트 싸움을 통해 얻은 순수 볼넷들이다. 타석당 투구수도 1위(4.46개)로 상대 투수를 물고 늘어진다.
정은원은 2018~2019년 데뷔 첫 2년간 볼넷보다 삼진이 2배 이상 많았다. 선구안이 특별히 좋은 타자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41볼넷 41삼진으로 1대1 비율을 맞춘 뒤 올해는 97볼넷 92삼진으로 볼넷이 삼진 개수를 추월했다. 최근 3년간 볼넷율이 7.7%, 13.5%, 17.7%로 상승 추세. 정은원은 "현대 야구에선 타율보다 출루율이 더 인정받는다. 어느 타순이든 출루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출루를 중시하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가 오면서 이런 정은원의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을 일컬어 "모든 팀들이 꿈꾸는 1번타자"라며 "30년 이상 지도자로 많은 선수를 봤지만 그 중에서 최고 수준의 선구안을 갖췄다. 공을 빠르게 인식하는 능력을 타고났다"고 칭찬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