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수패 입장을 연휴에 발표한 KFA, 불리하면 입 다무는 수뇌부 [취재파일]

남장현 기자 2021. 10. 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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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런 식이다.

대한축구협회(KFA) 심판평가소위원회는 지난달 18일 광주FC-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1(1부) 30라운드 경기에서 나온 '광주의 몰수패(0-3)'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는데, 역시 예상대로였다.

KFA는 추석연휴로 30~32라운드를 몰아서 평가했다고 하나, 사실이라면 더 한심하다.

변명은커녕 "유감스럽다. 책임을 통감한다" 따위의 뻔한 립서비스조차 없는 KFA의 태도가 참으로 기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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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항상 이런 식이다. 한국축구를 총괄한다는 조직은 이번에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린다.

대한축구협회(KFA) 심판평가소위원회는 지난달 18일 광주FC-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1(1부) 30라운드 경기에서 나온 ‘광주의 몰수패(0-3)’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는데, 역시 예상대로였다. 부연 설명 한 줄 없이 달랑 “후반 추가시간 2분, 광주 김봉진의 교체 투입은 규정에 정한 교체횟수를 초과했기에 교체를 허용하지 않았어야 함”이라고만 밝혔다.

올 시즌 K리그1은 하프타임을 제외하고 3차례 선수를 바꿀 수 있다. 광주는 후반 39분 2명(김종우·김봉진)의 동시 투입을 준비했으나, 대기심은 미리 준비한 김종우의 투입만 허락했다. 광주가 마지막 교체 신호를 보내자 대기심은 “다음에 교체하라”고 했고, 종료 직전 김봉진이 필드를 밟았다.

규정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도 교체를 강행한 광주는 책임을 졌다. 제주의 이의 제기 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1 대회요강 제20조 2항에 따라 김봉진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하며 광주의 몰수패를 결정했다. 반면 KFA는 규정도 몰랐던 심판의 징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온갖 판정 시비를 일으키고도 ‘그들만의 세상’을 사는 심판들은 과오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방귀 뀐 이가 성내는 꼴사나운 장면이다.

발표시점도 당혹스럽다. 대체공휴일이 붙은 연휴 첫 날(2일) 오전이다. 경기 후 12일이 흐른 지난달 30일 심판소위가 열렸지만, 발표는 이틀 뒤였다. 일부러 여론의 주목도가 떨어진 시기를 발표시점으로 택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KFA는 추석연휴로 30~32라운드를 몰아서 평가했다고 하나, 사실이라면 더 한심하다. K리그1은 한가위 연휴 2경기씩 치렀다. 직원(구단)들은 업무를 하고, 책임자는 연휴를 즐겼다.

KFA는 지난해부터 K리그 운영 및 교육 등의 권한을 가져가 집중적으로 관리해왔다. 하지만 논란은 반복돼왔다. 프로축구연맹이 관리했을 때와 비교해도 나아진 게 없다. 오심은 늘었고, 민감한 사안에 맞춰 이뤄진 미디어 브리핑은 아예 없앴다. “이러려고 권한을 가져갔나?”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번 건이 아니라도 KFA의 행보는 낙제다. 정몽규 회장이 새 임기를 시작하고 신임 집행부가 구성된 뒤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2020도쿄올림픽 대표팀 단장을 ‘비임원급’ 인사에게 맡기며 스스로 정관을 어겼고, 그간 호평 받았던 멀쩡한 프로세스를 버린 듯한 인상을 심어준 연령별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등으로도 질타를 받았다.

그런데도 정 회장과 수뇌부는 뒤로 꼭 숨은 채 입을 열지 않는다. 몰수패란 K리그 초유의 사태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대체 어디까지 파장이 번져야 잘못을 인정할까. 변명은커녕 “유감스럽다. 책임을 통감한다” 따위의 뻔한 립서비스조차 없는 KFA의 태도가 참으로 기막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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