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거세진 '윤석열 난타전'..1등 때리기일까, '尹 리스크'일까

최동현 기자 2021. 10. 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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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주술 논쟁' 이어 '당원 모욕' 구설수..'1일1망언' 도마에
"윤석열 입이 윤석열 발목 잡는다..누적된 리스크 관리해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가 적혀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당내 주자들의 공세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대선 경선정국이 가열하면서 대권주자 간 정쟁(政爭)이 격해졌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윤석열 리스크'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윤 전 총장은 대선출마 선언 이후 각종 실언·논란에 휘말리면서 '1일1망언' 별칭을 얻었다. 초창기 30%를 넘었던 지지율도 20%대로 곤두박질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의 입이 윤석열의 발목을 잡는다"는 경고가 나온다.

5일 야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전날(4일)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4개월간 국민의힘 신규 당원이 26만명 넘게 급증한 것을 두고 "위장 당원들이 엄청 가입했다"고 말했다가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 당선 이후 2030 당원 등 신규당원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분들이 위장당원이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윤 후보도 최근에 입당하지 않았나, 그러면 윤 후보도 위장 후보인가"라고 직격했다.

'역선택 방지조항'을 함께 주장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날을 세웠다. 김준호 캠프 대변인은 "윤 후보는 왜 지지율 급락을 남 탓으로 돌리느냐"며 "백번의 변명도 불안하기만 한 후보, 지지율이 왜 급락하는지 장막 뒤 스승님께 물어보라"고 비꼬았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당원들이 민주당의 정치 공작에 경각심을 갖고 똘똘 뭉쳐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제 발언의 의도를 왜곡하며 공격하여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분들이 있어 유감이다"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당원 모독 논란' 직전까지 '주술 논쟁'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가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적고 TV토론에 임한 모습이 수차례 포착되자 일부 대권주자들은 '주술 후보', '부적 선거' 등을 거론하며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이 논란에서도 해명과 대응이 논란이 됐다. 윤석열 캠프는 "동네 할머니가 손바닥에 그려준 것"이라며 "단순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용남 캠프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손을 씻지 않느냐'는 물음에 "주로 손가락 위주로 씻으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오히려 김기흥 캠프 수석부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홍 후보가 윤 후보에 대한 왜곡을 일삼으며 '주술' 운운하는데 어이상실이다. '홍준표'라는 이름, 역술인이 지어준 것 아닌가"라고 반격했다. 윤 전 총장도 같은 날 "어떤 분은 속옷까지 빨간색으로 입고 다닌다는 소문이 난 분도 있다"고 역공을 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경선후보가 3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국민캠프 청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10.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 측의 대응이 논란을 더 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빨간 내복이니, 홍 의원이 개명하는데 성명철학자 이야기를 들었다느니 이렇게 반격하는 것도 웃긴 것"이라며 "대선캠프가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팀 빌딩이 안 된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대선은 워낙 변수가 많고 치열해서 과거부터 미신이나 주술에 의존하는 사례가 흔했다"며 "오히려 권력의지로 읽힐 여지가 있는 대목이어서 불리한 해프닝이 아니었는데, 캠프의 치졸한 대응이 윤 전 총장의 준비 부족과 난맥상만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공세의 총구가 윤 전 총장에게만 집중되는 원인을 '정치인 윤석열' 본인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 전 총장 스스로 논란을 자초하고, 이에 대한 해명이 2차 논란으로 번지는 '윤석열 리스크'가 누적되면 지지층이 '집단 이탈'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유독 집중공세의 대상이 되는 배경에는 '1등 때리기'와 '윤석열 리스크'가 공존한다"며 "정치에 입문한 이후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꾸 만들고, 해명이 도리어 2차 논란으로 번지는 것이 반복되면 지지층의 눈빛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번 대선은 과거와 달리 지지층이 상당히 유동적이라는 것이 특징적"이라며 "윤 전 총장과 대선캠프가 취약한 위기관리능력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면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이치"라고 경고했다.

실제 여야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격차는 서서히 좁아지는 추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28.0%, 홍 의원은 16.7%를 기록했다.

지난 7월30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 32.3%, 홍 의원이 4.1%를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지지율 격차가 28.2%포인트(p)에서 11.3%p로 3분의 2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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