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힘 빌린 국토부.. '맹탕 홍보' 오명 벗나

임주형 2021. 10. 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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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 옆에는 저보다 100만배는 잘생기신 분이 나와 계십니다.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토부가 협업을 진행한 인플루언서는 '신사임당'(구독자 수 160만명), '삼프로TV'(155만명) 등 경제 유튜버뿐 아니라 진용진(219만명), '조승연의 탐구생활'(115만명), '김한용의 MOCAR'(64만명) 등 교통이나 과학 분야 콘텐츠 제작자도 있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콘텐츠는 국토부 자체 제작물보다 전파력이 수십배 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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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인사이드]
국토부 제작물보다 전파력 수십배 커
137명 풀 구성.. 정책체험 기회 제공
특혜·의도적 정책 홍보 의혹 눈초리에
"관심·필요 맞아 상호 윈윈 콘텐츠 제작"

“오늘도 제 옆에는 저보다 100만배는 잘생기신 분이 나와 계십니다.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토교통부 주택임대차 지원팀의 김경하 사무관이라고 합니다.”

●4월부터 인플루언서와 합작 콘텐츠 선봬

지난 7월 5일 구독자 14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 유튜버 박찬웅씨가 운영하는 채널 ‘부동산쇼’에 국토부 사무관이 출연했다. 앞서 6월부터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됐지만 내용을 어려워하는 국민이 많자 국토부가 박씨 채널을 통해 설명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국토부도 자체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지만 구독자가 많지 않고 일반인은 잘 보지 않아 인플루언서의 힘을 빌렸다.

박씨는 일반인이 겪을 만한 상황을 모아 김 사무관에게 잇따라 질문을 던졌다. “10개월에 500만원으로 계약한 사글세(임차 기간 임대료를 한꺼번에 지급한 계약)도 전월세 신고 대상인가요.”, “주나 연 단위로 체결한 계약은 월 단위로 임대료를 환산해야 합니다. 10개월에 500만원이면 월평균 50만원 계약입니다. 신고 요건인 월 30만원을 초과했기 때문에 신고해야 합니다.”

약 25분간 10개의 질문이 이어졌고 김 사무관은 법령 해석이나 예시를 곁들여 자세히 설명했다. 이 영상은 6만 7000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 국토부 유튜브 영상 평균 조회 수 2206회(광고 제외)보다 30배나 많은 것이다. ‘좋아요’도 3000회나 받아 국토부 콘텐츠 평균(38회)의 80배에 달했다.

국토부가 유튜브를 이용한 정책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와 손을 잡았다. 국토부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건 벌써 10년이 됐지만 가장 큰 고민은 사람들이 안 본다는 것. 대다수 정부부처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이 만든 콘텐츠는 ‘구리고, 올드하고, 식상하고, 재미없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에 올 1월부터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구상하고 지난 4월부턴 이들과 합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국토부가 협업을 진행한 인플루언서는 ‘신사임당’(구독자 수 160만명), ‘삼프로TV’(155만명) 등 경제 유튜버뿐 아니라 진용진(219만명), ‘조승연의 탐구생활’(115만명), ‘김한용의 MOCAR’(64만명) 등 교통이나 과학 분야 콘텐츠 제작자도 있다.

국토부는 부처 업무와 관련이 있을 법한 인플루언서 137명(블로거 등 다른 SNS 포함)을 선정해 풀을 구성하고, 보도자료나 각종 정책체험 기회 등을 제공하며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콘텐츠는 국토부 자체 제작물보다 전파력이 수십배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섭외와 촬영은 국토부, 편집은 인플루언서가 하고 같은 영상을 양쪽 채널에 함께 올린 경우도 있다.

●“궁금해하는 내용물 만들면 시청자 늘 것”

일각에선 정부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면서 어떤 혜택을 제공하거나 정책 홍보를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에 의존하기보단 국민이 관심 있어 하고 궁금해하는 콘텐츠를 만들면 구독자와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정환 국토부 디지털소통팀장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은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나 협찬을 하는 게 아닌 서로의 관심과 필요가 맞아 상호 윈윈하는 콘텐츠 제작”이라며 “인플루언서뿐 아니라 국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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