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벤투, 시리아전 스리백 가동 어떨까
[스포탈코리아]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1, 2차전에서 이라크(0-0), 레바논(1-0 승)을 상대로 1승 1무 승점 4점을 획득하며, 2승의(승점 6) 이란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벤투호가 10월 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3차전 경기를 벌인다. 그야말로 1, 2차전은 한국이 원치 않는 경기 내용과 결과였기에 시리아전은 반드시 내용도 결과도 모두 잡아야하는 일전이다. 하지만 FIFA 랭킹 80위인 시리아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닌 복병이다. 이는 2018 러시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이 이를 증명해 준다. 당시 한국은 시리아와 0-0, 1-0 박빙의 승부를 펼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경기 역시 이라크와 레바논(1-0 승)전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벤투호는 시리아전 또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 내용과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된 이라크(FIFA 랭킹 70위), 레바논(98위), 시리아, 이란(26위), 아랍에미리트(68위) 5개국 중 이란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분명 한국(36위)보다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이미 이라크, 레바논전에서의 일방적인 경기로 명백히 입증됐다. 시리아와의 맞대결도 홈경기라는 이점까지 더해져 이와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경기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벤투호에게 주어진 과제는 출범 이후부터 대두되고 있는, 비효율적 빌드업 축구에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벤투호는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의 고집스러운 축구 철학 구현 의지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 놓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플랜A 수비 포백을 기반으로 하는 4-2-3-1 포메이션이션 운영이며 이의 고정화다. 지도자의 고집스러운 포메이션 구현 의지는 위험하고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이에 포메이션은 선수 능력과 컨디션은 물론 상대팀 전술, 전략 그리고, 경기장 여건과 더불어 필요하다면 날씨, 기온 등까지 염두에 두고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만약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 고정적인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소화한다면 전술, 전략적으로 상대방에게 쉽게 간파당하여 어렵고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시리아전에서 만큼은 한번쯤 포메이션 변화를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벤투 감독이 그동안 추구해온 포백 포메이션 빌드업 축구는 공격적이기보다는 수비적인 축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는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1명은 상황에 관계없이 붙박이 수비를 고수하고, 공격형 미드필더 역시 수비 비중이 높은 플레이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같은 현상으로 벤투호는 적극적이고 과감한 공격 축구를 표방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와 전연 부합되지 않는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벤투호는 이라크, 레바논전에서 70~80%의 경기 지배율로 경기를 압도했다. 그럼에도 수비형 미드필더 1명과 공격형 미드필더는 공. 수 안정성만을 염두에 둔 플레이를 펼쳐 공격력 강화를 꾀하지 못했다. 이에 시리아전에서도 그 같은 역할에 그친다면 벤투호는 다시 한 번 원하지 않는 결과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벤투 감독은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듣는 빌드업 축구에 시리아를 상대로 해서는, 과감한 선택으로 변화를 꾀하여 거듭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포메이션에 따른 장. 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선수의 능력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플레이로 팀 전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포메이션을 선택하는 것은 지도자의 지도 능력이다. 이를 직시할 때 시리아전을 앞둔 시점에서 벤투 감독 개인을 위해서도 포메이션 변화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중 한 방법은 바로 3-5-2, 3-4-3 등과 같은 공격적 수비 스리백 포메이션 가동이다. 그동안 벤투호 수비 포백 포메이션에서 양쪽 풀백의 활발한 공격 가담을 활용하는 전략이 궁극적으로 팀 승리를 위한 기여도면에서 의문부호였다고 평가할 때, 공격적 수비 스리백 포메이션 선택에 의한 경기 소화는 결코 나쁘지 않은 카드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벤투호에게 스리백 포메이션 소화는 낯설 수 있지만 결코 생소한 포메이션은 아니다. 그 이유는 2018년 8월 벤투호 출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2018.12), 호주(2019.6), 조지아(2019.12) 등과의 평가전 및 친선전에서, 플랜B로서 가동된 경우가 있으며 한편 대표 선수라면 스리백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소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게 될 때 빌드업 능력이 좋은 센터백을 배치하는 공격적 스리백 포메이션을 채택하게 되면, 공격 숫자를 늘리는 최대 효과와 더불어 측면 공격을 극대화하는데 좋다는 장점이 있다. 벤투호 센터백 포지션에는 탈 아시아권 능력을 보유한 김민재(25.페네르바체)라는 자원과 함께 김영권(31.감바 오사카)이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스리백 포메이션 채택 시 김민재는 물론 상황에 따라 김영권까지 공격에 참여할 수 있는 공격력 극대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여기에 스리백에서의 양쪽 윙백의 본연에 공격적 역할과 더불어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25.루빈 카잔)까지, 공격쪽에 비중이 높은 전략을 구사한다면 깊이와 폭을 최대로 이용하는 플레이를 전개 공격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벤투호가 공격적 스리백 포메이션 선택 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플랜A 4-2-3-1 포메이션 최전방 원톱 체제에서 최전방 공격수 숫자를 투톱과 스리톱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로 인하여 약체 팀과의 대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의 조직적인 압박 구사로 인한 체력 소모를 원톱보다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볼을 더욱 쉽게 인터셉트 하여 빠른 시간안에 공격을 전개 공격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으며 한편으로 상대 플레이도 지연시켜 수비의 안정성을 구축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수비적인 플랜A 4-2-3-1 포메이션을 고집스럽게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모순된 축구 철학이 아닐 수 없다. 축구에서의 포메이션은 사람이 입는 옷과 같다. 이에 변화 없이 한 가지 옷만 입는 사람은 보기 좋고 아름다울 수 없다. 그러므로 벤투 감독은 시리아를 상대로 새로운 포메이션 변화를 꾀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답답한 빌드업 축구에 대한 해법을 푸는 만능 열쇠로서 분위기 반전에도 성공하며, 부담스러운 4차전 이란 원정 경기에도 희망을 갖게 하는 거듭난 지도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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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김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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