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대장동 사업 심사위원에 천화동인측 인사 2명 심어
대장동 의혹 풀 키맨 유동규 어떤 인물인가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사업 기획, 설계, 추진 단계에서 무소불위에 가까운 권한을 휘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게 거역하는 직원들은 반드시 응징하는 ‘공포 리더십’으로 조직을 빠르게 장악했다는 것이 공사 관계자들 얘기다. 검찰은 유씨가 개발이익 25%를 되돌려 받기로 약속하고, 화천대유 등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도록 사업 설계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직후인 2010년 10월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에 임명됐다. 당시 채용 공고에는 관련 분야에서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한다는 내용의 다섯 가지 자격 요건이 적시되어 있었다. 유씨는 이 가운데 네 가지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타 임명권자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자’로 간주되어 채용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임원추천위원장은 이재명 지사 최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었다.
유씨는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겸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지 한 달 반 만에 전체 직원 4분의 1 가량을 인사 발령 조치했다. 시의회에서 업무 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전체 직원 350여명 가운데 90명 가량 자리이동 시킨 것이 혼란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오자 유씨는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유씨의 인사 전횡은 시설관리공단이 성남도시개발공사로 바뀐 뒤에도 공공연히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가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할 시기에 상급자인 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지목하면서 “내 사무실로 오라고 해”라고 고함질렀다는 일화가 내부에서 회자되고 있다. 야당에는 유씨가 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축출했다는 제보도 접수된 상태다.
성남도시개발공사 한 관계자는 “유씨가 이재명 성남시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했고, 그 누구도 제지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며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웬만하면 나오지 않거나 오후 3~4시가 되어서야 출근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했다.
유씨는 2014년 4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자 선거를 돕겠다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만 두면서도 사무실을 잠근 채 “(선거캠프에)잠시 다녀올 테니까 내 짐은 건드리지 말라”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실제 이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자 유씨는 기획본부장직에 원대 복귀했다. 이 때문에 시의회에서 “그 어렵고 힘들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서 또다시 유 본부장이 오게 된 결과가 불가사의하다”는 질의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유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두 지휘했다.
검찰은 유씨가 대장동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화천대유 측 인사들을 무더기로 배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사업실에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추천한 김민걸 회계사를 심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씨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개발 이익 25%를 받기로 한 뒤, 이들에게 이익 몰아주기 식으로 주주협약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 유씨 구속영장에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성악과 출신인 유씨는 교회 성가대나 콘도 분양영업사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성남시 한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울의 설계사무소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증언도 있다. 유씨는 리모델링 조합장 시절 인연이 닿았던 이 지사의 성남시장 선거를 도우면서 성남시설관리공단에 입성했다. 이 때문에 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은 유씨를 ‘정치인’으로 인식했다. 청탁받지 않겠다면서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사내 청렴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한 것도 보여주기 식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는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지 넉 달 만에 경기관광공사 사장(차관급)으로 취임했다. 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이 지사가 도지사에 당선되자 유씨는 어떤 자리로 갈지 주변에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전날 “유씨가 성남시장 선거 때 도움 준 것은 맞지만, 경기도에 와선 딴 길을 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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