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USTR대표 "中과 1차 무역합의 준수 논의..조만간 솔직한 대화"(종합)
"中과 소통하지 않고 문제 해결할 수 없어..긴장 고조시키려는 것 아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원태성 기자 =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1단계 무역 합의의 준수를 촉구하면서 직접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이 대표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통상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통상 정책의 밑그림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 대표는 미중간 통상·경제 관계에 대해 전 세계와 수십억명의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등 '복합적이고 경쟁적인 양자관계'라고 규정한 뒤 "중국이 글로벌 무역 규범을 준수하지 않아 미국인과 전 세계 사람들의 번영을 저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의 대중 통상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포괄적인 검토를 수행했다"면서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농민, 생산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해 대중 통상 정책을 재편하기 위한 전략적 비전의 출발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로 "1단계 무역합의 준수에 대해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은 농업을 포함한 미국의 특정 산업의 이익을 주는 약속을 했고, 우리는 이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출범 후 3700억 달러(439조1900억원) 규모의 중국 상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다가 지난해 1월 중국이 2년간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237조4000억원) 추가 구매하는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한 바 있다.
그는 특히 "우리는 1단계 무역합의의 조건을 강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1단계 무역합의에서 다루지 않은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광범위한 정책 문제를 중국 정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범위의 수단을 사용하고, 필요시 새로운 수단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 대표는 또 '표적 관세 배제 절차' 적용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적 관세 배제 절차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중국 수입품 외에 대안이 없는 경우 관세 적용의 예외로 했던 제도로, 바이든 행정부 들어 시한이 만료된 상태였다. 그는 "우리는 기존 집행 구조가 우리의 경제적 이익에 최적으로 부합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타이 대표는 "우리는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해 21세기의 공정한 무역을 위한 규칙을 만들고,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를 위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며 "(미중) 양자 무역의 궤적을 역동적이고 활력 있게 바꾸기 위해 우리는 건강한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진정으로 공정한 국제 무역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 및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다른 패러다임을 사용하고 일방적인 압박을 통해 1단계 무역 합의를 만들어 냈지만, 중국 정부의 근본적인 정책 및 관행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단계 합의가 체결된 후에도 중국 정부는 미국과 전 세계 노동자의 이익을 해치며 계속해서 목표 산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으며, 국가 주도 경제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철강 산업과 태양 에너지 발전 분야, 반도체 산업 등을 예로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중국의) 정책들은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성장과 번영이 미국 및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시장경제 국가들의 노동자와 경제적 기회를 희생시키는 제로섬의 역동성을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단기 및 장기적으로 전략적·경제적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총체적이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국내에서 같거나 더 많은 국내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투자를 넘어 조만간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가지려고 한다"면서 "여기에는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중국의 준수가 포함될 것이고, 중국의 산업 정책에 대해 직접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질의응답에서도 "중국과 직접 대화나 소통하지 않고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타이 대표는 다만 "우리의 목표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타이 대표의 연설에 앞서 미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을 통해 타이 대표가 곧 중국과의 화상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1단계 합의 준수 압박을 위한 신규 관세 부과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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