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돈 좇느라 마약·폭력·인신매매 유해 게시물 고의 방치"

이민정 입력 2021. 10. 5. 00:03 수정 2021. 10. 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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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를 통해 공개된 페이스북 내부 폭로자 프랜시스 호건.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했다는 비판에 놓였다. 호건은 5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AP=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는 걸 알고도 회사 측이 고의로 방치했다고 공개한 내부 고발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프랜시스 호건(37)으로, 이 회사의 전 프로덕트 매니저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진행됐던 호건과의 인터뷰를 보도하고, 폭로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준비 과정 등을 추가로 전했다. CBS 방송의 영향력 있는 시사 프로그램인 ‘60분(식스티 미니츠)’도 같은 날 호건 인터뷰를 방영했다.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면 호건은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소셜미디어(SNS)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즉각적인 변화를 위해 페이스북의 민낯을 폭로했다. 그는 과거 핀터레스트와 옐프·구글 등 IT기업에서 콘텐트 자동 추천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2019년 페이스북으로 옮긴 뒤론 전 세계 선거 관련 정치 게시물이 플랫폼에서 어떻게 가짜뉴스를 만들고, 정치적으로 악용되는지를 조사하는 업무를 맡았다.

호건은 가까운 사람이 SNS의 가짜뉴스 때문에 극우 성향으로 변한 것에 충격을 받고 페이스북 시민청렴팀에 지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입사 뒤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그에 따르면 플랫폼의 악영향을 조사하는 부서에 대한 인력과 자원 지원은 열악했고, 회사는 해결책을 고민하기보다 조사 결과를 어떻게 수익 사업에 이용할지만 궁리했다.

마크 저커버그

호건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 늘 충돌했고, 그때마다 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페이스북에 공익을 저해하고, 사회 불안과 불화를 조장하는 게시물이 올라와도 눈감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런 내용을 WSJ에 제보했고, 이는 지난달 13일 ‘페이스북 파일’ 시리즈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3년간 진행한 인스타그램에 대한 심층 분석에서 10대 소녀들의 불안과 우울증, 그리고 자살 충동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경영진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의 유해성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13세 이하 아동 대상의 인스타그램 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유명인 사용자의 ‘화이트 리스트’를 만들어 게시물 규제의 예외 대상으로 관리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사회 불안과 선정성 논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 개발도상국의 마약 카르텔과 인신매매 집단이 페이스북을 악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도 대처하지 않았다. 심지어 2020년 미국 대선 이후엔 가짜뉴스 확산을 막는 정책마저 폐지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호건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더 안전하게 바꾸면 이용자가 사이트에서 보내는 시간과 광고 클릭 기회를 줄여 수익이 악화할 것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호건의 팀은 지난해 12월 해체됐다.

호건의 폭로는 미국 사회와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8일 13세 미만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중단했다. 미 상원에선 페이스북의 책임을 묻는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호건 측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페이스북이 투자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 등에 대한 고발장도 제출했다. 호건은 5일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며, 추가 폭로도 예고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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