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통증치료제 개발 신호탄 쐈다 [2021년 노벨생리의학상 해설]

박효순 기자 2021. 10. 4. 21: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4일 저녁(한국 시간) 발표된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온도와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데이비드 줄리어스 UC샌프란시스코 생리학과 교수와 아르뎀 파타푸티안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하워드 휴즈 의학센터 신경과학과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다음은 수상 발표 즉시 나온 국내 의학자들의 해설과 평가이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제갈동욱 교수=수상자들은 몸의 온도, 기계적 감각과 위치감각을 분자적 수준에서 규명했다. 즉 줄리어스 교수는 온도 수용체를, 파타푸티안 교수는 기계적 감각-위치 감각 수용체를 가각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두 교수의 업적은 사람의 온도를 느끼는 센서를 만들어 인간생활의 편리함과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데 이용된다. 또 위치 감각 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상을 변화시키고 촉진시키는 로봇공학, 가상공학, 컴퓨터공학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온도-통증 수용체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통증완화 약제 개발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광국 교수=이들의 발견으로 감각을 통한 느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만성 통증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척추의 신경 말단 부분인 배근신경절 세포에서 통증수용체 ‘TRPV1’을 처음 밝혀냈는데, TRPV1은 지금도 통증 치료 연구에서 중요한 수용체가 되고 있다. TRPV1은 통증을 전달하는 가느다란 신경망인 C 신경섬유(C-sensory fiber)와 A 델타 신경섬유(A-delta fiber) 2가지에 다량 존재한다.

외상으로 캡사이신 유사 물질이 분비되면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등의 통증 질환과 작열통이 발병할 수 있다. 현재 TRPV1 관련 연구가 약물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TRPV1의 이동통로를 차단해 신경 통증 자극을 줄여주는 리도카인(lidocaine), 나트륨 채널 차단제(sodium channel blocker),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및 스테로이드 등 CRPS와 같은 희귀 통증 질환부터 일반 통증 질환까지 통증치료제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신형 교수=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 등 수상자들은 여러 감각 및 통증을 매개하는 중요한 일과성 이온채널형 수용체들을 발견하였다. 그 중 일명 ‘캡사이신 수용체’로 불리는 통증 온도 수용체 TRPV1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기전을 규명했다.

우리가 매운 음식을 먹었을때 혀에서 엄청난 자극을 느끼는데, 이 것은 매운 음식 속 캡사이신이 혀에 있는 TRPV1 등 온도 수용체를 자극해 매우 뜨겁다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 분자 수용체는 단순히 온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화끈거림 또는 따끔거림 이라는 통증 감각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의 이 발견의 의의는 하나의 새로운 촉각 분자구조의 발견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난치성 만성통증과 신경병성 통증의 기전 이해에 있어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였고, 미래의 통증 치료 약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