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같은 조합..이번엔 진짜 달라질까
[경향신문]
중동 특유 노골적 수비전략에 고전
장신공격수 기용 등 제안했지만
기본 멤버 유지 ‘디테일’로 돌파구
손흥민·황희찬에 공간 침투 주문
공격수 지원 ‘패싱 게임’ 살아나야
실망만 남긴 9월과 10월은 다를까.
한국 축구는 지난달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며 몸살을 앓았다. 온통 모래밭에 둘러싸인 최종예선이 비단길은 아니겠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이라크(0-0 무)와 레바논(1-0 승)을 상대로 승점 6점이 아닌 4점을 따낸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2)도 이번엔 다를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그는 7일 안방에서 맞붙는 시리아전과 12일 이란 원정을 앞두고 “어려움은 있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승점 6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이 최종예선에서 초반 고전한 것은 역시 중동 특유의 노골적인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위험 지역을 철저히 봉쇄하며 무승부를 노렸고, 레바논은 의도적으로 시간을 끄는 침대 축구까지 선보이는 바람에 고전했다. 일방적인 주도권을 쥔 채 공세를 펼치고도 두 경기에서 골문을 뚫은 것은 단 1번이 전부였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손쉬운 해법은 선수 조합의 변화다. 대한축구협회 내부에서도 벤투 감독에게 밀집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장신 공격수 기용 등을 제안했으나 이번 소집에선 기존 멤버들을 끌고 가기로 결정했다. 9월과 비교해 선수들의 면면이 4명 바뀌었으나 권창훈(수원)과 남태희(알두하일)가 부상으로 빠진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는 아니다.
벤투 감독은 선수 조합은 그대로 가져가는 대신 ‘디테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그는 빌드업을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장악하기를 원한다. 그 흐름 속에 골 사냥을 벌이려면 공격수들의 침투 플레이가 살아나야 한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선수들의 ‘적극성’을 살리는 쪽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황의조(보르도)와 양 측면의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쉼 없이 공간을 파고들도록 주문하겠다는 얘기다. 황희찬이 지난 2일 뉴캐슬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장면과 손흥민이 3일 애스턴 빌라의 수비를 무너뜨린 패스를 대표팀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뜻에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황의조 역시 소속팀에서 활발한 침투로 3골이나 터뜨렸다.
대표팀의 전력을 감안할 때 가장 효율적이면서 익숙한 플레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황의조와 손흥민, 황희찬이 소속팀 일정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5일 합류해 7일 시리아전에 나선다.
같은 문제를 겪었던 이라크전에선 지친 나머지 침투에 필요한 스프린트가 확연히 줄었다. 당시 손흥민은 “이틀 전에 와서 잠을 잘 자고 경기를 치를 수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시리아전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전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또 공격수들이 침투 플레이를 펼칠 때 그 플레이를 살릴 수 있는 패싱 게임도 나와야 한다. 중원 조합이 유력한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 사드), 이재성(마인츠)이 공격진의 움직임에 얼마나 잘 맞춰주느냐도 중요하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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