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베이브 루스도 못한 '100이닝·100삼진·100안타·100타점·100득점'

[경향신문]
시즌 최종전서 46호포…투타
겸업으로 대기록, 올 시즌 MVP 유력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일본인 빅리거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사진)의 화려한 시즌이 끝났다.

오타니는 4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홈런 2볼넷 1타점으로 활약했다.

에인절스는 7-3으로 승리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로 마감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오타니는 가을야구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새 역사의 기록을 써내려갔다. 그의 올 시즌 타자로서 성적은 155경기 출전에 타율 0.257(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96볼넷이다.

이날 1회초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리며 마지막까지 홈런왕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와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이상 48개)에게 2개 차이로 타이틀을 내줬다. 그러나 홈런 3위, 타점 18위, 득점 11위, 볼넷 5위 등 타격 각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 겸업을 하면서 일궈낸 성과다. 일본프로야구 닛폰햄에서 활약할 때부터 투타 겸업을 해온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두 가지 포지션을 동시에 수행했다. 올해 선발 투수로 23경기에 등판해 130.1이닝, 9승2패, 평균자책 3.18, 삼진 156개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1918년 원조 투타 겸업 선수인 MLB의 전설 베이브 루스가 올린 10승-10홈런(13승·11홈런)에 도전했으나 투수로서 1승이 부족해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MLB 최초로 투수·야수 올스타 동시 선발, 100이닝-100삼진-100안타-100타점-100득점 대기록을 달성했다. 루스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오타니의 2021시즌은 끝났지만 아직 큰 도전이 남아 있다. 그는 아메리칸리그의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해 신인왕을 거머쥔 오타니는 3년 만에 리그 최고 선수에 도전한다.

마지막 경기를 마친 오타니는 “올 시즌 모든 경기에서 투타 겸업을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꽤 많은 경기에서 두 가지 역할을 별 탈 없이 소화해서 다행”이라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내년 시즌엔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