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4승 잡았지만 가을야구 꿈 놓쳤다
[경향신문]
볼티모어전서 5이닝 2실점 ‘개인 최다승 타이’ 달성하고도
양키스·보스턴 최종전 승리에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실패
올 시즌 기복 심한 투구로 데뷔 후 최다 ‘10패’ 아쉬운 마감
류현진(34·토론토)이 올 시즌 최종전에서 결국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끝은 씁쓸했다. 4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는 나가지 못하게 됐다.
류현진은 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 7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 지원이 더해져 12-2로 앞선 6회초 불펜에 공을 넘겼고 토론토는 12-4로 승리해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됐다. 2013~2014년과 2019년에 이어 빅리그 데뷔 이후 네 번째로 14승을 기록했다. 한 시즌 개인 최다승 타이 기록.
고대했던 14승을 채웠지만 웃을 수 없었다. 토론토는 이기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양키스와 보스턴에 1경기 차 뒤진 채 이날 최종전을 맞았다. 반드시 이겨놓고 두 팀 중 한 팀이 져야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나갈 수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9월7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4경기 만에 비로소 5이닝 이상을 던져 선발로서 기본 역할을 해내며 승리를 이끌었으나 운은 토론토에 오지 않았다. 이날 양키스가 먼저 탬파베이를 1-0으로 눌렀고, 토론토보다 경기가 늦게 끝난 보스턴마저 워싱턴에 7-5로 승리해 와일드카드를 가져갔다.
토론토는 지난해 FA 류현진을 영입해 ‘에이스’ 칭호를 안겼다. 코로나19로 경기 수가 대폭 축소된 시즌, 토론토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었다. 류현진은 당시 최종전에서 양키스를 만나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올해는 정반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큰 기복을 보였다. 특히 후반기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3경기 연속 조기강판되는 최악의 부진 속에 최종전을 맞았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매우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5회초, 11-2로 크게 앞섰는데도 류현진이 몸에 맞는 공과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토론토는 불펜을 가동할 분위기로 바쁘게 움직였다. 꼭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조금의 위기도 지나치기 어려운 토론토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류현진이 다음 타자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5이닝을 채우자 토론토는 77개 던진 류현진을 6회에 교체했다.
토론토는 시즌 막바지 연승 행진을 벌이며 양키스와 보스턴을 대추격하고도 결국 1승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류현진도 LA 다저스에서 뛰던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던질 수 없게 됐다.
올해 류현진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4승을 거뒀지만 10패로 데뷔 이후 최다 패전도 기록했다. 평균자책(4.37)은 처음으로 4점대로 뛰어올랐다. 빅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31경기에 등판했지만 5이닝도 채우지 못한 경기가 8경기나 됐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13차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최종전에서 선발다운 모습을 어느 정도는 회복했지만 이전의 부진을 씻어낼 만한 역투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다.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토론토는 이날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이례적으로 선발 투수 류현진을 제외하기도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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