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린플레이션' 덮친 세계경제.. ESG경영 과속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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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른바 '그린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그린플레이션이란 친환경을 의미하는 '그린'에 '인플레이션'을 더한 말로,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물가 상승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ESG 경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비용 부담이 큰 ESG 경영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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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른바 '그린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그린플레이션이란 친환경을 의미하는 '그린'에 '인플레이션'을 더한 말로,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물가 상승을 의미한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폭등이 대표적 예다.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치솟았다. 탄소중립 시대에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전락한 석탄 가격도 상승세다. 가뜩이나 환경규제 강화로 석탄 생산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발전용 석탄 수요 증가가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석탄값 급등은 최근 중국이 겪고 있는 전력대란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알루미늄, 수산화리튬 등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기차에 필수적인 원자재 가격들도 덩달아 급등세다.
중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전력대란은 반도체 화학소재 생산과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가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차량용에 이어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까지 위협받게 된다. 그린인플레이션은 임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물가상승에 따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추세다. 물론 친환경 생산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비용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 한국 경제에겐 직격탄이다. '탄소 제로'의 역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ESG 경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비용 부담이 큰 ESG 경영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ESG 경영이 불가피하나 '과속'은 금물이다. 특히 중견·중소기업들은 벅차다. 실제로 4일 전경련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온실가스 배출기업 10곳 중 7곳(68.3%)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과도하게 설정됐다"고 응답했고, 향후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8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이 기업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동돼서는 안 된다. 엄혹한 국내외 요인들을 고려한다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그린플레이션'이 세계경제를 덮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만반의 준비는 해야겠지만 '밀어붙이기식' ESG 경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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