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동규 구속, 이재명 지사 '진솔한 설명' 필요하다

한겨레 2021. 10. 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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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밤 구속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와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 정아무개씨한테서 각각 5억원과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개발이익을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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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 지역 공약’ 발표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밤 구속됐다. 검찰은 뇌물 수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와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 정아무개씨한테서 각각 5억원과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개발이익을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뇌물 혐의의 경우, 유 전 본부장이 사리사욕을 위해 돈을 받아 챙겼다면 개인 비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배임죄는 사정이 다르다. 이번 사건의 ‘본류’라 할 수 있는 수익 배분 설계와 맞닿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그동안 대장동 공영개발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직접 관여했다고 밝혀온 점에서 이 지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 지사가 4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관리 책임’을 인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제가 지휘하던 직원이 제가 소관하고 있는 사무에 대해 이런 불미한 일에 연루된 점은 매우 안타깝다”며 “제도적 한계와 국민의힘의 방해로 개발 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 고 말했다.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사과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특혜를 해소한 것”이라며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간사업자의 과도한 이익은 사업 설계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결과로 애초 약정을 바꿔 추가 수익을 환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주장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막대한 개발 이익을 공공이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국민들이 이 지사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뿐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왜 관리가 안 됐는지 등에 대해 더 진솔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게 유력 대선 주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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