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짓누르는 차이나 리스크..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특수 사라지나
완구·장식품 80% 공급하는 중국
공장가동률 크게 줄며 생산량 '뚝'
태양광 패널 부품가격 상승세 등
소매상품 넘어 중간재에도 충격파
“중국의 전력 대란이 크리스마스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 중국의 전력난이 중국 내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글로벌 공급망까지 흔드는 가운데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용품의 수급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완구와 장식품 등 전 세계 크리스마스 용품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NYT는 “미국·유럽 등 크리스마스 황금 시즌을 앞두고 전력난으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전력 부족에 시달리던 중국 저장성 이우시가 결국 오는 15일부터 피크시간대 산업용 전기료를 ㎾h당 0.06위안가량을 올리기로 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최근 광둥성을 시작으로 전기료 인상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우시 당국이 전기료의 정확한 인상 효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앞서 광둥성 기준으로 보면 25%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제조 중심지인 이우는 특히 크리스마스 용품의 최대 생산지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력난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줄었던 소비가 늘어나는 반면 생산 회복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으로의 주문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반면 중국은 ‘탄소 중립’ 목표 추진과 함께 석탄 수급 차질로 하반기 들어 갑자기 늘어난 전력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가뜩이나 원자재 값 인상으로 시달리는 전 세계에 공급난과 함께 중국발 인플레이션 위기가 닥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고 있는 사례는 수도 없이 소개되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에 본사를 둔 단열 생수병 제조사 심플모던의 마이크 베컴 최고경영자(CEO)는 “저장성 취저우의 공장이 주 4회만 가동할 수 있다는 통보를 당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전력 공급이 제한되면서 결국 이 회사의 취저우 공장 가동률도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게 됐다. 베컴 CEO는 “내년 봄에는 미국에서 많은 소매 상품의 가격이 15%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의 양모 가공업체인 AWI도 전력난으로 중국 내 일부 공장들의 생산량을 지난주 최대 40%까지 줄였다. 스튜어트 맥컬로 CEO는 “전력난이 얼마나 계속될지 모른다. 이는 완전히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고 우려했다.
소매 상품만이 아니라 중간재에도 충격이 미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고등급 실리콘 금속의 80%가 중국에서 생산 되는데 가격은 이달에만 두 배 이상 뛰었다.
생산 과정에서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알루미늄 등에서도 유사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루팅 노무라홀딩스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글로벌 시장은 섬유에서 장난감, 기계 부품에 이르기까지 공급 부족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공급 충격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내 31개 직할시·성·자치구 가운데 저장성·장쑤성·광둥성 등 20개 이상 성시에서 전력난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겨울철 난방 시즌을 앞두고 전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중국의 낮은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에 의존했던 글로벌 상품 공급망이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덩달아 이미 중국이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연료 구매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도 크게 오른 상태다. 아울러 중국의 전력 공급의 주 연료인 석탄의 대체재로 삼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는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의 근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올 들어 400% 가까이 폭등했다.
이와 함께 중국발 공급망 위기가 불황 속 물가 상승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에서 경고하고 나섰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지난주는 글로벌 성장이 약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이 깨달은 첫 주”라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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