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밥그릇 싸움..울산 전주 충돌
울산공장 노조원에 폭행당해
신차 '스타리아' 생산 놓고
두 공장간 알력다툼에 사달
제품 생산물량 배정을 놓고 같은 회사 내 다른 공장 노조 간 알력 다툼이 폭력 사태로 비화하는 일이 발생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위원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지난달 30일 발생한 노노 간 폭행 사건을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노사 간 제4차 고용안정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울산을 찾은 전주공장 노조의장이 울산4공장 측 노조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구급대원을 통해 이송됐다. 이날 위원회는 현재 울산4공장에서 생산 중인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증산과 전주공장 배정 물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일감 조정 협상을 이유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폭행 사태로 무산됐다.
울산4공장과 전주공장 노조원 간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주로 버스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이 적은 배정 물량에 따라 가동률이 갈수록 낮아지자 사측은 울산4공장 생산물량 중 일부를 전주공장으로 이관하는 계획을 세웠다. 핵심은 팰리세이드가 아닌 현대차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다. 현재 울산4공장은 팰리세이드와 스타리아를 비롯해 트럭 '포터'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까지 겹쳐 주문 생산량이 크게 밀려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인기가 높아지자 현대차는 해당 차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팰리세이드의 미국 현지 공장 생산도 검토했지만 노조 측이 반대했다. 이에 사측은 울산4공장의 스타리아 생산을 전주공장으로 넘기고 그 여유분만큼 울산4공장의 팰리세이드 생산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주공장 측은 스타리아 생산 배정 계획을 크게 환영했지만 울산4공장은 이마저도 반대했다.
결국 스타리아 생산을 울산에서 전주공장으로 넘기는 문제를 두고 노사 간 협상이 노노 간 신경전으로 번졌고 급기야 한쪽 노조원을 다른 공장 노조원이 폭행하는 일까지 발생함으로써 사달이 났다.
현대차는 노사단체협약에 따라 고용안정위원회를 거쳐 노조 동의를 받아야만 공장별 생산물량을 조정할 수 있다. 업계는 현대차 노조의 구조적 문제가 노노 갈등에 이어 이번 폭행 사태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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