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없이도 가장 빛난 별, 손흥민..이제 '아자디 징크스' 타파다 [현장스케치]

김용일 2021. 10. 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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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애스턴 빌라와 홈경기에서 후반 결승골이 된 상대 자책골을 끌어낸 뒤 포효하고 있다. 런던 |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런던=장지훈통신원·김용일기자] 골 없이도 가장 빛난 별, 월드스타 손흥민(29·토트넘)의 위용이다.

손흥민이 팀의 선제골을 돕고 상대 자책골을 끌어내는 소금 같은 구실을 하며 위기의 토트넘을 구해냈다. 10월 A매치 휴식기 전 ‘특급 조력’을 펼친 그는 이제 월드컵 최종 예선을 치르는 축구대표팀에 합류, 관심사인 이란 아자디 원정 징크스 타파에 앞장선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애스턴 빌라와 홈경기에서 도움 1개를 비롯해 두 골에 이바지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EPL에서 3골을 기록 중인 그는 지난 1일 무라(슬로베니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G조 2차전(5-1 승)에서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한 적이 있다. 이날 빌라를 상대로 2경기 연속이자 EPL 시즌 첫 도움을 해냈다. 또 지난 아스널과 6라운드 원정 경기(1-3 패)에서 시즌 3호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공식전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토트넘의 ‘믿을 맨’임을 입증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EPL 개막 이후 3연승을 달렸지만 최근 3경기에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내리 3실점 하며 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 여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이적을 추진하다가 팀에 잔류한 주포 해리 케인의 부진 뿐 아니라 새 사령탑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지도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현지에서는 무라전을 통해 반전의 디딤돌을 놓았으나 빌라전 실패 시 산투 감독의 경질 여론이 더 커지리라고 여겼다. 하지만 손흥민이 구세주였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토트넘 넘버원 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그는 올 시즌에도 맨시티와 리그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꽂는 등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A매치 기간 종아리 부상을 떠안았으나 최근 3경기 1골 2도움 활약을 펼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런던 | 장지훈 통신원
런던 | 장지훈통신원

이날도 왼쪽 윙어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수비에도 힘을 보태는 등 어느 때보다 투쟁적인 몸놀림으로 동료에게 사기를 북돋웠다. 그리고 0의 균형이 이어진 전반 27분 역습 기회에서 간결한 패스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오른발 선제골을 도왔다. 토트넘은 후반 22분 올리 왓킨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또다시 어둠이 드리웠는데, 이를 걷어낸 건 역시 손흥민이다. 4분 뒤 역습 기회에서 공을 잡은 그는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든 뒤 번뜩이는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 코트니 하우스의 방어 타이밍을 빼앗은 뒤 낮게 깔아 찼다. 공을 보고 모우라가 발을 갖다 댔는데 빌라 수비수 맷 타깃의 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이는 토트넘에 4경기 만에 승점 3을 안기는 결승골이 됐다.

경기 직후 현지 매체 최고 평점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손흥민은 EPL ‘킹 오브 더 매치’에도 뽑혔다. 그는 1만4000여 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무려 65.1% 지지를 받았다. 골 맛을 본 호이비에르는 8.7%에 불과했다. 그만큼 팀 승리에 손흥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그는 현지 방송인터뷰에서 “9월 A매치 기간 이후 3경기에서 졌다. 책임감을 공유하고 싶었으며 열정,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이 승리가 전부가 아니다. 0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손흥민이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원정 경기에서 상대와 볼 경합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믿고 쓰는’ 손흥민의 기운은 이제 A대표팀으로 옮겨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시리아(홈), 12일 이란(원정)과 치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3, 4차전을 위해 4일 소집했다. 주장 손흥민은 황의조(보르도), 김민재(페네르바체)와 하루 늦은 5일 귀국해 파주NFC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2연전 최대 관심사는 A대표팀이 지난 47년간 한 번도 승전고를 울리지 못한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원정 경기(2무5패)다. 거친 응원과 해발 1273m 고지대에 있는 아자디는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린다.

손흥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아자디 이란 원정을 세 번이나 뛰었다. 대표팀 최다 경험자다. 그러나 대표팀은 모두 0-1로 졌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모두 적지에서 아자디 원정에서 패배했는데, 누구보다 이번만큼은 아자디 징크스를 깨뜨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자신의 경험을 ‘벤투호’에 입히면서 황희찬(울버햄턴) 황의조 등 최근 오름세인 유럽파 공격수와 시너지를 내 사상 첫 ‘아자디 승전고’를 울릴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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