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르마라도나?' 0골 르마 이제 없다..아틀레티의 창조적 MF

이형주 기자 2021. 10. 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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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 르마.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카르타헤나 박물관의 포에니 전쟁 진행도. 노란 원 안이 사군툼.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카르타헤나/포에니 성벽 박물관)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174번째 이야기: '르마라도나?' 0골 르마는 이제 없다…아틀레티의 창조적 MF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지방 마드리드주의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1/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아틀레티는 리그 2경기 만에 승리했고 바르사는 리그 2연승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라리가 상위권 경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한 판이었다. 예상대로 초반에는 팽팽한 흐름이 계속됐다. 전반 20분까지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그 흐름을 깬 사나이가 아틀레티의 미드필더 토마 르마였다. 전반 21분 루이스 수아레스가 상대 진영 중앙에서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한 패스가 르마에게 향했다. 르마는 이를 앞쪽으로 잡아둔 뒤 슈팅을 가져갔고 골망이 흔들렸다. 르마와 선수들 그리고 이날부터 100% 수용이 가능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환호했다. 결국 이 골이 결승골이 됐고 팀도 승리했다. 

아틀레티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4-4-2 기반의 콤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며 수비와 압박을 중시하는 축구를 펼치는 팀이었다. 하지만 직전 시즌부터 아틀레티는 완전히 달라졌다. 

시메오네는 4-4-2에서 변형 3-5-2로 포메이션을 바꿨고 이는 직전 시즌 아틀레티가 라리가 우승을 만드는 것에 크게 기여했다. 이 포메이션으로의 변경 이후 아틀레티는 보다 기술적이고, 보다 패스를 중시하는 축구를 펼쳤고 라리가 정상을 탈환했다.

포메이션을 바꾸게 되면서 하나의 난점이 있다면 아틀레티가 창조성 문제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4-4-2의 경우 간격이 아주 좁고, 이에 따라 패스 연결이 매우 쉽다. 1선과 2선, 2선과 3선의 간격이 좁아 빠른 패스, 정확한 패스가 가능하다. 해당 포메이션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시 빌드업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3-5-2 포메이션은 다르다. 4-4-2에 비해 미드필더를 한 명 더 두는 3-5-2는 필연적으로 동료와의 간격이 벌어지게 된다. 정량적인 공간만 소화하는 4-4-2와 달리 3-5-2는 수비수를 미드필더로 한 명 올리면서 겹치는 공간이 생기고, 그로 인해 다른 공간은 비게 되기 때문이다. 

아틀레티 3-5-2 포메이션에서 창조성을 담당하는 르마.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이에 3-5-2 포메이션에서 넓어진 간격 속 빌드업의 임무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 있어 아틀레티는 직전 시즌 만족스럽지 못했다. 빌드업이 가능한 코케의 경우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봤고, 마르코스 요렌테는 공격 작업의 부담이 있었으며 다양한 포지션을 맡느라 과업이 과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기회를 창출하고, 창조적인 역할을 맡던 이가 르마였는데, 그로 인해 직전 시즌 르마 유무에 따른 아틀레티의 공격력이 크게 차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르마 부재 시에 고전했던 아틀레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날 또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바르사를 완파했다. 중원에서 패스, 드리블, 볼 운반 등 다양한 면에서 창조적인 모습을 보여준 르마 덕이었다. 

그를 르마라도나라 부르는 팬도 생겨났다. 사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 SNS

르마는 2018년 아틀레티 합류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다. 2019/20시즌에는 리그 22경기 0골(모든 대회 29경기 0골)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고 이제는 0골 르마는 없다. 올 시즌 5경기서 벌써 2골 2어시스트다. 르마가 팀의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된 상태다. 

이런 르마에게 팬들이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일부 팬들은 이름의 유사성, 왼발잡이 공통점 등에서 착안, 전설적인 선수인 故 디에고 마라도나를 빗대 그를 르마라도나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하고 있다. 물론 두 선수의 실력이나 위상 차는 상당하지만, 팬들이 그에게 품는 애정의 정도는 확실히 알 수 있는 별명이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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