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0주년 특집]SK 최태원의 도전과 꿈..재계 2위 노린다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재계에서 최태원 회장은 ‘뚝심의 경영인’으로 통한다. 여러 고난과 고초를 겪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SK그룹을 자산 총액 기준 국내 3위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SK그룹은 최 회장 취임 이후 지난 23년간 말 그대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IMF 직후 한국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시기인 1998년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타계하면서 38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어려운 시기였던 만큼 최 회장이 던진 취임 일성은 "혁신적인 변화를 할 것이냐(Deep Change),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Slow Death)”였다.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만큼 그룹의 체질 변화를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면서 취임 이후 그룹 자산을 7배, 매출은 3배로 늘리면서 SK그룹의 재계 순위는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의 자산은 239조5300억원으로 246조840억원의 현대차그룹에 이어 3위다. 업계는 양사의 자산 차이는 6조500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조만간 추월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위기 때마다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한 최 회장의 결단력을 꼽을 수 있다. 2011년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그 동안 에너지∙화학과 ICT를 양대축으로 하는 성장 동력에 또 다른 중심축으로 반도체를 추가한 것이다. SK그룹에 있어 하이닉스 인수는 단순한 인수합병이 아니었다. SK가 사업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명실상부한 수출지향형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인수과정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팽배했으나, 최 회장은 반도체의 기본 원리는 물론 반도체의 역사, 세계적 기술 동향 등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을 공부를 한 뒤 인수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이후 최 회장은 내부 반대를 직접 설득한 뒤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1978년 선경반도체를 설립했었던 선친 최종현 선대회장의 ‘반도체 기업’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뒤이어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문, LG실트론, OCI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부문에서의 공격적인 M&A는 최근 수년간 SK그룹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암팩, BMS 등 바이오 분야에서의 M&A도 속도를 내면서 바이오사업이 제2의 반도체로 자리를 잡았다. 이로써 에너지와 정보통신 중심이던 그룹의 사업 구조는 현재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재편됐다.
특히 최 회장은 일찍부터 기업이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사회적 기업'을 제안해왔다. 올해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기업이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서 국가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 사회·문화 등 전반으로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 마련에 힘쓰고 있다.
SK는 2016년 말 그룹의 경영철학이자 실천 방법론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사회적 가치 창출’ 개념을 기업이 추구해야 할 주요 목표 중 하나로 명시했다. "기업은 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조항을 새로 명문화해 넣은 것이다.
SK는 현재 에너지화학, ICT(정보통신)에 반도체를 더해 3개축을 가진 기업으로 탈바꿈했으며, 최근 첨단 소재 및 그린 사업과 바이오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까지 장착했다. 에너지화학 계열을 전통적인 에너지 개발, 화학에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 고부가가치 화학 등 분야로 진화 중이다.
지난 1일 분사한 배터리 사업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내에 대규모 배터리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했으며, 포드 합작사까지 포함하면 SK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산 150GWh 이상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가 된다.
앞서 중국 옌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신설을 위한 1조2000억원 출자를 공시했다. SK는 유럽에서도 헝가리에 3개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ICT 계열 플랫폼, 컨버전스, 온 오프라인 서비스 혁신도 지속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은 5G 기반 미디어와 게임, 프리미엄 네트워크를 갖춘 5G 클러스터로 진화하고 있다. AI, 보안, 모빌리티 등 미래 선도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
반도체 계열은 SK하이닉스 인수, 도시마메모리(키옥시아) 지분투자, 인텔 낸드 사업 인수 등 초대형 M&A를 잇따라 추진한다.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 반도체 관련 수직계열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최 회장은 이들 3개축에 첨단 소재 및 그린 사업, 바이오 등 ESG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추가했다. 또 개별 회사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SK확대경영회의에서 싱크로나이즈’(동기화)를 키워드로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개념과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각 회사의 미래 비전에서부터 이사회 운영, 구성원 평가 등 모든 요소가 파이낸셜 스토리 내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것처럼 조화를 이루고, 이해관계자별로 맞춤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은 "반도체, 수소 등을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로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그룹 전체 차원에서 ‘넷제로’ 조기 추진을 주문했다. 그는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면서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재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SK그룹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최 회장이 끊임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뚝심 있게 투자를 지속한 성과라고 보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도 직접 개설하면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반려묘와 장난치는 사진을 올리면서 친근한 이미지도 구축하고 있다. MZ세대와 발맞춰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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