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낸 존재, 페라리 F8 트리뷰토 시승기
페라리는 언제나 운전자에게 최고의 파트너로 기억된다. 그리고 페라리를 소유한다는 그 자체로도 소유자에게 또 하나의 ‘자부심’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페라리가 등장하는 것은 일반적인 ‘신차 출시’가 아닌 한 시대가 끝이 나는 것을 의미하며, 또 한 번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과 같다. 페라리의 미드십 스포츠카 계보를 잇는 F8 트리뷰토의 등장 역시 수 많은 이들에게 큰 의미를 전달했다.
점점 더워지고 있는 지금, 페라리 미드십 스포츠카 현재를 담당하는 ‘페라리 F8 트리뷰토’와의 주행을 시작했다.
페라리 F8 트리뷰토는 페라리 미드십 스포츠카의 계보를 잇는 존재다. 실제 그 형태, 체격 등을 본다면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페라리 458, 그리고 바로 전 세대라 할 수 있는 페라리 488과 굉장히 유사한 모습이다.
F8 트리뷰토의 체격적 수치를 본다면 4,611mm의 전장과 각각 1,979mm 및 1,206mm의 전폭과 전고를 가지고 있으며 휠베이스는 2,650mm에 이른다. 여기에 공차중량은 1,435kg으로 차량의 성능이 감당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
대담하게 그려진 F8 트리뷰토
시승을 앞두고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F8 트리뷰토는 대담하고 또 강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본적인 프로포션, 그리고 전체적인 실루엣에 있어 458이나 488과 굉장히 유사하지만 ‘최신의 존재’인 만큼 그 정체성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새롭게 다듬어진 각 요소들은 단순히 시각적인 매력을 높이는 것 외에도 기능적인 가치를 더한다. 실제 F8 트리뷰토는 앞선 모델인 488 GTB 대비 더욱 우수한 다운포스와 공기역학 계수 등을 갖춰 차량의 완성도, 가치를 한층 높인다.
전면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낮게 깔린, 그리고 대담하게 연출된 프론트 엔드에 있다. 이러한 구조덕분에 아무런 조율 없이도 곧바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구성은 말 그대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날렵하게 그려진 헤드라이트와 다운포스를 한층 강조하는 전면의 에어 덕트, 그리고 날렵하면서도 독특한 볼륨감을 제시하는 보닛 및 프론트 펜더 등이 더해져 ‘스포츠카의 매력’을 한층 과시하는 모습이다.
측면에서는 미드십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가치를 제시한다. 대담하면서도 역동적인 실루엣 아래 미드십 스포츠카 특유의 프로포션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역동적인 디테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덧붙여 20인치 알로이 휠, 그리고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그 존재감을 이어간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역시 날렵한 모습이다. 대담한 스타일의 바디킷, 듀얼 램프, 그리고 개구경 머플러 팁이 고성능 스포츠카의 매력을 확실히 제시한다. 덧붙여 투명함, 우수한 열 내구성 그리고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렉산 소재의 엔진 커버가 V8 엔진의 강렬함을 선사해 페라리 퍼포먼스를 한층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드라이빙에 집중한 페라리의 공간
페라리는 모든 차량의 실내 공간을 구성할 때 ‘절대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바로 운전자는 언제나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F8 트리뷰토 역시 마찬가지다. 검은색 가죽과 붉은색 가죽의 선명한 대비, 그리고 카본파이버가 대거 적용되어 고성능 스포츠카의 매력을 제시한 ‘바탕’에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각종 기능과 버튼, 다이얼 등이 배치되어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다양한 기능을 보다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덧붙여 계기판은 아날로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좌우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해 다양한 기능 및 보다 명확한 차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시보드의 수평적 구조는 강조되었으나 센터 터널이 무척 낮게 그려지고 기어 시프트 패널 역시 작은 버튼 구성으로 마련된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가 크고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개방감이 더욱 돋보인다. 참고로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고객 선택 및 주문에 따라 다양한 개인화, 즉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나만의 페라리를 구성하는 것 역시 손쉬운 편이다.
스포티한 두 개의 버킷 시트가 적용되어 있는 만큼 F8 트리뷰토의 실내 공간의 여유는 무척 만족스럽다.
실제 시트의 형태나 조작성 등도 무척 우수할 뿐 아니라 체격이 큰 탑승자가 몸을 맡기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미드십 스포츠카의 실내 공간을 구성하는 ‘경험’이 풍부한 페라리인 만큼 레그룸, 헤드룸도 넉넉해 ‘헬멧’을 쓰고 서킷을 달리더라도 답답함이 없도록 구성했다. 덕분에 ‘완성도 높은 스포츠카’의 매력을 더욱 풍성히 느낄 수 있다.
미드십 스포츠카는 구조적으로 낮은 전면 후드, 그리고 시트 뒤쪽으로는 거대한 엔진 및 다양한 주행 관련 요소들이 더해지는 만큼 적재 공간의 여유가 협소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쉐보레 콜벳 C8 같은 특별한 구조를 가진 차량은 별개다. 어쨌든 F8 트리뷰토 역시 전면 후드 아래 작은 적재 공간을 마련했다. 넉넉한 크기는 아니지만 존재에 큰 의미가 있다.
720마력의 강렬함을 선사하는 F8 트리뷰토
페라리 F8 트리뷰토는 말 그대로 페라리 엔진 기술의 정점과 같은 존재다.
실제 F8 트리뷰토의 성능은 이전 세대인 458과 488이 제시했던 성능을 아득히 뛰어 넘으며 ‘강력한 V8’의 대표적인 존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고 출력 720마력, 그리고 78.5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V8 3.9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과 7단 F1 변속기(DCT)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스포츠카의 움직임을 그려낸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2.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속 200km까지 가속하는 데에도 단 7.8초만에 주파가 가능하다. 여기에 최고 속도는 340km/h에 이르며 국내 인증 상 복합 연비는 6.6km/L로 성능 대비 제법 우수하다.
더욱 정교하게 벼려낸 미드십 스포츠카, 페라리 F8 트리뷰토
페라리 F8 트리뷰토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기 위해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에 몸을 맡겼다.
다른 무엇보다 운전자를 집중시키는 공간 구성이 가장 먼저 돋보인다. 실제 스티어링 휠 주변에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고, 계기판 역시 운전자가 전방을 바라 보았을 때에도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여기에 실내 공간에 더해진 각종 역동적인 디자인 요소, 그리고 고급스러운 디테일이 ‘감각적인 만족감’을 한층 높일 뿐 아니라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우수한 개방감, 공간 여유를 누릴 수 있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이 더욱 커졌다.
720마력과 78.5kg.m의 토크는 말 그대로 강렬하고 폭발적이다. 실제 운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 속도 영역까지 언제든 몰아 세울 수 있다. 게다가 풍부한 V8 엔진 사운드, 그리고 노골적인 성능의 질감이 주행 내내 느껴져 더욱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등 그 어떤 상황에서도 거침 없이, 그리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강렬함’을 품고 있으면서도 스톱 & 스타트 기능으로 효율성을 고려한다는 점이다.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면 사실 일반적인 운전자는 쉽게 가늠할 수 없을 강력한 성능이지만 이러한 성능을 다룸에 있어 어려움이 없다. 실제 출력을 다루거나 조작에 있어 특별히 유의할 것이 없다. 덕분에 도심 도로 등과 같이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다녀야 할 곳에서도 한층 편하게 다룰 수 있었다.
7단 F1 변속기는 말 그대로 강렬하다. 실제 기본적인 변속 반응이나 변속 속도 등은 군더더기가 없으며 가장 기본적인 주행 모드 중 하나인 ‘스포츠’ 모드에서는 일상 주행 및 장시간 주행을 소화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그리고 속도를 높여 달릴 때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RPM을 한층 높여 달리기 시작하며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그리고 민첩한 변속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작동하는 패들 시프트가 선사하는 ‘감각적인 만족감’ 역시 탁월해 주행 내내 감탄하게 되었다.
차량의 움직임은 굉장히 이채롭다. 실제 성능이나 차량 곳곳에 더해진 요소들은 말 그대로 대담하고 강렬한 움직임을 제시하기 부족함이 없지만 이러한 차량을 다루는 것이 너무나 손쉽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다 명확한 스포츠카의 성격을 가진 만큼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이 조금 무겁고, 명확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이동을 소화하기엔 부족함이 없으며, 차량의 움직임 역시 날렵한 편이지만 과격하거나 운전자를 윽박지르지 않는다.
게다가 기본적인 노면 대응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라 대다수의 노면 상황에서 비교적 능숙히 대응하여 주행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게다가 F1의 영웅, 슈마허가 제안한 ‘범피 로드’ 모드는 서스펜션의 반응을 더욱 부드럽게 조율하여 ‘고성능 스포츠카’로는 부담스러운 거친 노면 위에서의 여유를 한층 더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프론트 서스펜션 헤드 부분에 에어 리프트를 더해 ‘프론트 리프트 업’ 기능이 마련되어 있어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 등을 넘을 때 도움이 되어 ‘차량을 다루고’ 운영함에 있어 더욱 높은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속도를 내고, 코너를 공략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마네티노 다이얼을 돌려 레이스, CT 오프 그리고 ESC 오프 선택할 수 있고 ‘과격한 드라이빙 모드’는 말 그대로 페라리의 퍼포먼스가 십분 발휘된다.
덕분에 단순히 강력한 성능 외에도 운전자의 의지를 보다 명확하게 구현하는 조향 시스템과 조금 전까지 나긋함을 지워내는 대담하고 탄탄한 서스펜션 시스템은 높은 한계 영역에서 더욱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한다.
실제 이러한 주행을 시작하면 F8 트리뷰토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코너를 자르듯 질주하고, 직선 거리를 단축시키는 듯한 움직임을 과시한다. 이를 통해 F8 트리뷰토는 서킷 위에서 그 어떤 경쟁자보다 더 빠르고 뛰어난 기록을 달성,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다.
좋은점: 더욱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운동 성능, 그리고 편안한 주행
아쉬운점: 488 GTB 대비 약하게 전해지는 ‘드라이빙의 감성’
페라리 V8의 방점을 찍는 존재, F8 트리뷰토
일부 사람들이 몇몇 이유를 바탕으로 페라리 F8 트리뷰토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또 488 피스타와 비교를 하며 평가절하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라리 F8 트리뷰토는 무척 매력적인 존재다. 이토록 강렬한 성능은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되려 손쉽고, 부드럽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느새 끝을 향해 가는 내연기관 시대의 방점을 찍는 존재 중 하나로 기억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 페라리 F8 트리뷰토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AP오토모티브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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