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주인공도 스토리도 오리무중 [N리뷰]

정유진 기자 2021. 10. 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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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감독 송운)는 2001년부터 약 20년간 여러 버전으로 제작돼 온 유명 호러 게임 '화이트 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너무 많은 인물과 정돈되지 않은 산만한 내용이 아쉬움을 주는 작품이었다.

이희민은 한소영에게 화이트데이 선물과 함께 다이어리를 돌려주기로 결심한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에는 너무나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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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스틸 컷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감독 송운)는 2001년부터 약 20년간 여러 버전으로 제작돼 온 유명 호러 게임 '화이트 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극 중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구체적인 설정들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게임 속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이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너무 많은 인물과 정돈되지 않은 산만한 내용이 아쉬움을 주는 작품이었다. 게임의 팬들에게는 영화의 제작이 일견 흥미로운 시도였을 수 있겠으나, 일반 관객들에는 영화의 허술한 만듦새가 도드라져 보일 가능성이 크다.

영화는 주인공인 이희민(강찬희 분)이 전학 첫날부터 지각을 하면서 시작한다. 이희민이 전학을 오게 된 연두고등학교는 어둠이 깃든 땅을 학생들의 맑은 기운으로 봉인하기 위해 세운 특수한 목적의 학교다.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1년간 쉬다 학교에 복학한 이희민은 반배정을 받아 새 교실에 가게 되고, 예쁜 한소영(박유나 분)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한소영은 과거 연두고등학교 학생으로 극단적 시도를 했던 언니에 대해 아픈 마음을 갖고 있는 인물.

쉬는 시간, 이희민은 설지현(정교림 분)을 괴롭히는 일진 무리들을 말리다 싸움에 휘말릴 뻔 한다. 하지만 마침 한소영이 등장하면서 이는 무마되고, 이희민은 한소영이 두고 간 듯한 다이어리 발견한다. 교실에서 한소영에게 다이어리를 전달할 기회를 놓친 이희민은 타이밍을 노린다. 마침 다음 날은 화이트데이. 이희민은 한소영에게 화이트데이 선물과 함께 다이어리를 돌려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찾아온 어두운 밤, 그는 다이어리와 선물을 한소영의 자리에 두고 오기 위해 학교에 간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고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상하게 변해버린 수위 아저씨들이 쫓아오는가 하면, 요괴 같은 괴물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어두운 학교에서 마주친 같은 반 설지현(정교림 분)과 그의 친구 김성아(이혜란 분)은 이희민에게 수상쩍은 부탁을 해온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에는 너무나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학교 안에만 해도 한소영을 비롯해 이희민의 조력자이자 영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유지민(장솜이 분)과 김성아, 설지현이 있고, 원혼의 타깃이 된 일진 무리 노대영(이승일 분), 김진곤(차건 분), 나경민(김우린 분) 등이 있다. 또한 이희민을 자신의 후계자로 세운 퇴마사 무명(장광 분)과 교장 선화(김경미 분)가 있으며, 무슨 이유에서인지 살기가 느껴지는 무당 은미(강은진 분)의 이야기까지 나온다. 모든 캐릭터들은 하나의 사건과 얽혀있으나, 영화가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허술하고 어설프기 짝이 없다. 너무 많은 캐릭터들에게 스토리를 부여하다보니, 이야기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주인공의 역할은 미미해진다.

사실 영화의 메인 스토리는 이희민의 성장 서사가 돼야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어떤 때는 한소영이, 또 어떤 때는 서지현이, 또 어떤 때는 무당 은미가, 어떤 때는 김성아가 주인공이 된다.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내는 사람은 분명 주인공 이희민을 연기한 강찬희지만, 그의 존재감은 말 그대로 영화의 처음과 끝 부분에서 겨우 확인할 수 있다. 산만하게 엮여 있는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남는 것은 혼란스러움이다.

그렇지 않아도 식상한 학원 호러물은 요즘 들어 더 만들기 어려운 장르의 영화가 됐다. 선례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게임의 세계관에 최신 트렌드인(?) 퇴마 소재를 결합해 만들었다는 이 영화는 이미 익숙한 장르 안의 여러 클리셰를 끌어모아 산만하게 나열한 인상을 준다. 러닝 타임 90분. 오는 6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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