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어디 투자하나..'脫탄소'가 트렌드
"2040년에는 현금 20% 이상이 재생에너지에서 쓰일 것"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기후변화 위기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과 탈(脫) 탄소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석유·가스 메이저 기업들이 탄소저감 목표를 더욱 강화하고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정유·가스 기업들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쉘(Shell)·토탈(Total) 등 전세계 9대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총 1980억달러(약 235조원) 상당의 석유‧가스 자산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중 업스트림(원유 생산부문) 자산이 50% 이상으로 집중적인 철수 대상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쉘이 해당 기간 500억달러(약 59조원)의 자산을 매각해 가장 많았고, 토탈은 280억달러(약 33조원) 수준이었다.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셰브론(Chevron)·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엑손모빌(ExxonMobil)·에니(Eni)는 약 200억달러(약 24조원)로 비슷했으며, 에퀴노르(Equinor)와 렙솔(Repsol)은 각각 100억달러(약 12조원), 90억달러(약 11조원) 상당의 자산을 매각했다.
석유자산의 매각이 곧바로 탈 탄소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로 이어진 건 아니다. 해당 기간 동안 이들 9개 기업은 1980억달러의 석유‧가스 자산을 매각했지만 저탄소·클린 에너지 기술에 투자한 금액은 450억달러(약 53조원)로 4분의 1 수준이었다. 저유가 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생산자가 되기 위한 전략을 주로 추진해서다.
하지만 연구소는 앞으로 에너지 전환이 메이저 기업의 자산매각 결정에 가장 큰 동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미국 등의 석유 수요가 고점에 달할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더 많은 석유자산을 처분하고 재생에너지 부문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계 메이저 기업들이 저탄소 부문에 대한 투자 목표와 재생에너지 생산 계획을 공표하는 등 에너지 전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9개 기업 중 엑손모빌·쉐브론을 제외한 7개 기업은 탄소배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넷 제로'(net-zero) 목표를 설정했다.
이들 기업은 향후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동원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럽계 메이저 기업은 2021년 이후 재생에너지 부문의 설비용량 목표와 그에 따른 투자 비중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며 "각 기업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30년 전후로 재생에너지 부문의 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돼 2040년 쯤에는 기업 총 현금흐름의 20% 이상이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래 탄소중립에 기여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부상한 수소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전세계 수소 수요는 2020년 1억1000만톤에서 2050년 5억2900만톤으로 약 5배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는 화석연료 기반의 수소(브라운·그레이 수소)가 산업용(정유·석유화학 등)으로 주로 소비되고 있지만, 향후 재생에너지 기반인 그린 수소의 생산 경제성이 개선돼 생산이 증가하고 산업용뿐만 아니라 수송용과 가정용·상업용, 발전용 등으로 수요가 확장될 전망이다. BP와 쉘, 에퀴노르도 발전·산업·난방·수송용 부문으로 수소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며, 쉘과 토탈은 수송용 수소연료 공급 네트워크에 투자하기로 했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에 대한 투자 적극 검토하고 있다. CCUS 기술은 석유‧가스 산업의 향후 세계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핵심기술로, 2030년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규모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전세계 탄소포집 용량이 현재 4400만톤에서 2030년 1억9300만톤으로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CCUS 산업도 향후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개발자 역할을 하며 산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연구소는 현재 전세계 CCUS 증설 계획 중 메이저 석유기업의 참여 비중은 약 37%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엑손모빌이 CCUS 산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토탈과 에니는 증설계획 중인 CCUS 설비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미래의 국가‧산업 경쟁력은 친환경 부문의 경쟁력이 좌우하는 만큼, 국내 석유·가스 관련 기업들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석유‧가스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정유‧화학 등 석유·가스 다운스트림 산업의 비중이 높아 국내외 탄소규제 강화 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부문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수소·CCUS 등 저탄소 핵심 기술 확보와 시장선점 등을 위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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