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에게 100억 받은 업자, 박영수 아들 수개월 채용했다
박 전 특검도 이씨가 운영한 다른 업체 사외이사 활동
김만배·이씨 사이 거액 오간 배경에 모종의 역할 의혹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00억원을 전달한 분양대행업체 A사 대표 이모씨가 이끌었던 벤처업체에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아들이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박 전 특검의 인척으로, 화천대유 고문을 지낸 박 전 특검도 2015~2018년 이씨가 운영했던 다른 회사에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김씨와 이씨 사이에 거액이 오간 배경을 놓고 박 전 특검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전 특검은 “그들 사이의 거래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박 전 특검의 아들은 이씨가 대표를 맡았던 벤처업체 B사에서 수개월 간 근무했다. 박 전 특검 본인은 2014년 1월28일부터 같은 해 2월26까지 이씨가 대표까지 지낸 건축자재업체 C사의 사외이사로 등재된 적이 있다. 박 전 특검과 이씨가 인척 관계일뿐만 아니라 박 전 특검과 아들이 이씨 사업과 일부 관련을 맺은 것이다.
박 전 특검 일가는 화천대유와도 관계가 깊다. 박 전 특검은 2016년 4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화천대유에서 법률 고문으로 일했고, 박 전 특검의 딸은 그해 8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해 8월까지 팀장으로 근무했다. 박 전 특검의 딸은 지난 6월 화천대유가 분양한 대장동 아파트 1가구(84㎡)를 분양받기도 했다. 아파트를 인수하면서 치른 분양대금은 약 7억원으로 현재 이 아파트의 호가는 두 배 이상 오른 상태다.
공교롭게도 이씨가 운영 중인 분양대행업체 A사는 대장동 부지 15개 블록 가운데 화천대유가 수의계약을 통해 직접 시행한 5개 블록의 아파트 분양 업무를 담당했다. 게다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자금 100억원이 이씨 측으로 흘러간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김씨, 이씨와 관련이 있는 박 전 특검의 역할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씨는 기자에게 “김씨에게 받은 100억원은 한 토목업체에 전액 송금됐다”고 말했다. 김씨도 “이씨와의 돈 거래는 법적으로 문제될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 했다. 박 전 특검은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면서 “이씨가 김씨로부터 돈을 수수하거나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어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 전 특검은 아들이 B사에서 일한 데 대해서도 “이씨가 회사를 창업할 때 아들이 실무를 도와준 것뿐이다. 1년도 안 돼 그만뒀다”고 했다.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렸다고 밝힌 473억원 중 100억원이 이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돈의 행방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당초 김씨는 대여금을 묘지 이장비와 임차인 등에 대한 합의금 명목으로 썼다고 했지만 다른 용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장동 원주민 D씨는 “묘지 이장비로 책정된 금액은 단장(1명)이 300만원, 합장(2명)이 400만원”이라며 “무연고 묘지를 다 합쳐도 400기가 안 될 텐데 저 금액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앞서 화천대유는 280기에 대한 묘지 이장비를 지급했다고 밝혔는데, 280기 모두 합장이라고 가정해도 보상금 규모는 11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원주민들은 2019년 이후에 집중된 김씨의 출금 시점도 수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묘지 이장비는 2017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해 2018년쯤 지급이 완료됐다는 것이다. 대장동에 종중 땅을 소유했던 우계 이씨 문중 관계자는 “문중 차원에선 몇백억의 보상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몇백만원씩 보상금을 받았을 텐데 그 금액이 100억이 넘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원주민 E씨도 “수백억원대 이장 보상금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그 돈은 다른 곳에 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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