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 패러다임 바꿀 절호의 기회다

우재봉 한국소방안전원장 2021. 10.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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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여느 때 같았으면 산으로 들로 여행을 떠났겠지만 거리 두기로 인해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대신 메타버스를 이용한 해외문화유산 체험이나 랜선 단풍놀이 등 신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여가문화까지 바꿔 놓은 것이다.

우재봉 한국소방안전원장

필자는 지금이야말로 안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초고속 성장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지만 산업화의 과정에서 물질 만능주의가 등장하며 생명을 경시하는 문화가 확산되었다. 그사이 바이러스처럼 무섭게 퍼져버린 안전 불감증이 사회전반을 병들게 해 최근까지 경기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등 각종 재난사고를 야기했다.

작년 한 해 발생한 3만8659건의 화재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무려 1만9186건이다. 즉 절반 가까이가 안전 불감증으로 발생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지만, 안전문화 수준은 아직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팬데믹으로 인해 온 국민이 안전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안전이 먼저인 사회로 나아가는 듯하다는 점이다. 의료, 교육,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에 가까운 변화들이 일어났고, 사회 체계는 안전을 중심으로 전부 재편되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방안전 전문기관인 한국소방안전원 역시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발맞춰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과제를 힘차게 추진하고 있다.

첫째로 교육서비스 혁신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체험기반의 상시 온라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개인 맞춤형 학습시스템을 지원하는 데이터 기반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통해 소방안전교육의 디지털 시대를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소방안전관리자의 필수 실무역량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실무능력인증제’를 도입하여 실질적인 자율소방안전관리 역량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둘째로 안전관리서비스 혁신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과 연계하여 국민들에게 과학적인 소방안전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편, 온라인 기반의 안전관리 매뉴얼을 제작하여 국민 누구나 소방안전 정보를 쉽고 간편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 밖에 공항시설, 석유비축시설 등 화재 시 피해 영향력이 높은 특별관리시설물에 대한 종합적인 화재예방 안전진단사업을 추진하여 국가기반시설의 선제적인 화재 예방 태세를 확립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 가고 있다.

셋째로 홍보서비스 혁신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튜브와 SNS 등 뉴미디어 플랫폼의 이용증가에 따라 안전원은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여 국민과의 적극적인 양방향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시대에도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범국민 안전문화 활동을 전개하여 차별화된 대국민 홍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성스레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농부만이 수확의 결실을 맛볼 수 있다. 안전 패러다임의 전환 역시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올가을에는 모두의 행복을 위해 안전을 심어 행복의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라본다.

우재봉 한국소방안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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